193년 역사의 씨티그룹이 작년 말에 이어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도매와 소매금융, 투자은행 등을 아우르는 대형 종합금융그룹 모델을 추구하던 씨티는 금융위기 때문에 수익 감소와 대규모 적자, 주가 폭락을 견디지 못하고 이젠 몸집줄이기에 골몰하고 있다.
주식영업 부문인 스미스 바니를 모건스탠리에 매각하고 위기의 책임론에 시달리던 로버트 루빈 선임고문도 사퇴키로 했지만, 이젠 경영진 교체 압력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씨티그룹이 오는 22일 발표할 4·4분기 실적에서 최소한 100억달러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최종 마감 수치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작년 말 완료된 독일 소매금융 부문 매각으로 인해 4분기 순손실은 6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월가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41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럴 경우 지난해 씨티그룹의 총 손실규모는 200억달러를 넘게 된다.
계속되는 적자행진으로 인해 시장에서는 씨티그룹이 경영진을 교체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방 은행감독 당국이 씨티그룹에 이사진을 교체하고 특히 윈프리드 비쇼프 회장을 교체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임으로는 타임워너의 회장이자 씨티그룹 이사회 멤버인 리처드 파슨스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도 씨티그룹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조차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파슨스는 비크람의 직위가 위태롭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면서 비크람의 리더십과 경영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주식영업부문인 스미스 바니를 떼어내 모건스탠리와 합작 증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종합금융그룹을 포기하고 각 사업부문의 분리 매각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씨티그룹은 작년 말에도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폭락, 경영진 교체 압력이 높아지는 등 위기설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998년 트래블러스 그룹과 씨티코프의 합병으로 탄생한 씨티그룹은 금융과 자산관리, 보험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금융 슈퍼마켓’을 지향해왔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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