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면서 미소가 예쁜 ‘그녀’ 들을 만났다. 한인 청소년 센터 ‘그린패스처’(대표 김기웅 목사)의 산드라씨와 ‘비전시각 장애인 센터’의 민영씨. 이들은 고통을 이겨낸 자의 밝은 미소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줬다.
산드라씨는 ‘그린패스처’의 청소년 대안학교 ‘컬티베이션 아카데미’의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본래 이 학교 학생이었던 산드라씨는 부모의 이혼과 가출, 방황으로 힘들었던 학창 시절을 극복하고 대학에 진학했다. 그리고 ‘그린패스처’에 선생님으로 돌아왔다.
산드라씨에게 대학 진학은 ‘꿈’ 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스승들 덕분에 꿈은 목표로, 그리고 목표는 결국 현실이 됐다. 방황했던 시간에 대해 물었다.
그는 “부끄럽거나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어려웠던 시절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존재하며 대안학교 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산드라씨는 지금도 학교에서 과거의 자신처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자신의 선생님들이 그랬던 것처럼 고통과 절망 속에서 몸부림치는 학생들을 곁에서 돌봐 줄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되면 힘든 시간이 정말 필요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며 용기를 북돋워 준다는 산드라씨. 그녀의 미소가 너무 예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민영씨의 미소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기자가 질문을 할 때마다 “너무 어렵다”며 웃음을 터트리던 그는 ‘말’보다는 ‘음악’이 더 쉬운지 피아노에 다가가서 앉았다. 그리고 노래했다.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고마워요. 깨닫지 못했었는데,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라는 걸”
부드러운 목소리가 피아노 선율을 타고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지난 가을부터 곳곳에서 ‘힘들다’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랑해요’ ‘고마워요’ 같은 말들은 잊고 지내왔다. 어디를 가도 걱정과 한숨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오히려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 민영씨에게서 뜻하지 않게 큰 위로를 받았다.
노랫말 하나하나에 맞춰 사랑하는 사람들, 감사한 일들이 생각나서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두 사람의 미소가 유난히 빛났던 이유는 아마 그들이 고통의 시간을 잘 참고 견뎌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어려움 극복하고 보란 듯이 다른 사람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2009년 새해가 밝으면서 많은 사람들은 꿈과 희망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한다. 2009년의 끝자락에서는 우리 모두 활짝 웃게 되기를 기대한다.
김동희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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