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 제네랄, 일찍 발견 피해 최소화
조심스런 스위스 은행들도 모두 넘어가
2003년 초 버나드 메이도프의 고수익 투자 기법 이야기가 유럽 부유층과 자산 관리인들 사이에 퍼지자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은 사실 확인을 위해 실무 팀을 미국에 파견했다.
조사 결과 메이도프의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은행은 메이도프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그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고객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이 조사에 관여한 한 은행 관계자는 수상한 점이 너무 명백해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이를 일찍 발견하는 바람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이 은행이 메이도프 때문에 입은 손실은 1,380만달러뿐이다. 이는 BNP 파리바나 HSBC 등 경쟁 은행이 입은 피해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메이도프는 투자 이익이 아니라 나중에 투자한 사람 돈을 먼저 사람에게 주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인했다.
그러나 엄청난 투자 손실 액수는 어떻게 스페인과 영국, 특히 조심스럽기로 유명한 스위스 은행들이 어떻게 그같은 거액을 메이도프에게 맡겼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투자 손실을 입은 것은 개인뿐이 아니다. HSBC나 스코틀랜드 왕립 은행 등은 15억달러를 그에게 투자했다. 그 대신 메이도프의 자산을 담보로 잡았지만 이제 그것은 휴지에 불과하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감사는 메이도프의 맨해턴 사무실을 방문한 세 사람에 의해 이뤄졌다. 그들은 S&P 지수 옵션을 사고팔아 이익을 남긴다는 직원들의 말을 듣고 그대로 해봤지만 메이도프가 말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그렇게 하면 손해를 볼 때도 있어야 하는데 매달 이익만 나는 것으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메이도프의 동생이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것도 수상했다.
다른 투자 회사들도 메이도프 펀드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큰 은행 중에서는 소시에테 제네랄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 은행도 올 초 사기로 손해를 봤다. 직원이 허가 없이 거래를 하는 바람에 70억달러의 거금을 날린 것이다.
매달 등락 없이 일정액의 이익을 남기는 메이도프 펀드는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유럽 투자가들에게 특히 매력적이었다. 최근 피해액을 보고한 유럽 은행 중에 오스트리아 메디치 은행이 있다. 이 은행 하나가 투자한 돈이 21억달러에 달한다. 유럽 은행 전체 투자액은 1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BNP 파리바는 그에게 5억 달러를 투자했다 모두 날렸다. 이 은행의 올 총 손실액은 14억달러에 이른다.
그에게 투자한 은행의 문제는 충분히 조사를 하지 않은 점도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비율의 자산을 그에게 집중 투자한 데도 있다.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 자회사인 옵티멀 투자회사는 그에게 총 자산의 30%인 31억달러를 투자했다.
메이도프 때문에 신중하기로 소문난 스위스 은행들도 망신을 당했다. 제네바의 유니온 방크케어는 총 자산의 1%인 10억달러를 그에게 투자했다 날렸다. 스위스 관리들은 이번 사건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 책임은 미국 당국에 돌렸다. 스위스 은행 협회 대변인인 제임스 네이슨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어떻게 증권 거래 위원회 등 감독 기관이 그토록 오랫동안 이런 비리를 모르고 있었을까 의아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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