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부이에 사는 페이스 코빈(7)은 엄마에게 올해 성탄절 선물로 새 인형을 사달라고 했지만 엄마의 대답은 올해는 형편이 어려워 비싼 인형을 사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동안 엄마가 컴퓨터로 온라인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것을 유심히 보아왔던 페이스는 새 인형을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헌 장난감을 온라인에서 팔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결국, 페이스는 엄마의 도움을 받아 미국의 상품 매매사이트인 ‘크레익스리스트’에 아메리칸 걸 인형 옷과 액세서리, 장신구 등을 100달러에 판다는 광고를 냈다.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대량 실업과 급여 삭감, 주가 하락 등으로 부모들이 성탄절 선물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새 장난감을 사기 위해 헌 장난감을 스스로 판매하는 어린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탄절 선물을 가져다주는 산타 할아버지도 ‘구제금융’이 필요할 만큼 형편이 어려워지자 어린이들이 갖고 싶은 것을 가지려고 스스로 방법을 찾아나섰다는 것이다.
지난달 크레익스리스트의 게임/장난감 판매 코너에는 쓰던 게임이나 장난감을 판매하겠다는 글이 39만6천197건에 달해 1년전 19만157건의 2배를 넘어섰다.
특히 이중 많은 글은 우리 아들이 판매합니다, 또는 우리 딸이 판매합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이베이에도 지난 2일 현재 3천600개의 중고 장난감이 매물로 나와있었고 그 전주까지 2천개가 평균 30.21달러의 가격에 팔려나갔다.
이베이의 장난감 판매 책임자인 캐트 슈워츠는 아이들은 똑똑하다. 부모들이 ‘안된다’고 말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다른 방법을 찾아나선다고 말했다.
지난주 리서치 업체인 ‘저스트키드’가 8∼12세의 자녀를 둔 엄마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4분의 1 가량은 자신의 자녀가 올해 성탄절 선물을 사기 위해 헌 장난감을 팔 생각을 갖고 있으며 11%는 이미 판매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헌 장난감 판매가 호락호락한 것만은 아니다.
미네소타주 애플밸리에 사는 알렉시스 허스켈은 엄마가 선물을 사줄 수 없다고 말한 뒤 인형과 셔츠를 5달러에 팔겠다는 글을 크레익스리스트에 올렸지만 구매 희망자가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
버지니아주 레스턴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6학년생 리프 코치는 파워레인져 인형 수백 개를 담은 상자를 200달러에 팔려 했지만, 리프의 엄마는 가격을 40달러로 내릴 것을 권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를 25달러에 사겠다는 제안만 한 건 들어왔을 뿐이다.
리프는 이를 거절하면서 저 모든 파워레인져의 가격으로는 너무 싸다면서 그건 사기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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