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 행사를 직접 보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비용으로 워싱턴에 방을 구할 재력이 있거나 워싱턴 주변에 아는 사람의 집 소파나 마룻바닥에서 잠을 잘 각오를 해야 한다.
취임식을 전후한 기간에 워싱턴 지역의 호텔방은 이미 동이 난 상태며 취임식날 저녁 각종 행사의 입장티켓은 수백달러를 호가할 정도다.
이런 와중에 취임식날 카퍼레이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 숙박권과 식사, 음료수, 여기에 취임축하 무도회에 입고 갈 턱시도와 이브닝드레스, 미용사까지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이 등장했다. 이 정도의 패키지라면 눈이 튀어나올 정도의 가격이어야 한다.
놀라운 사실은 이런 패키지가 공짜로 제공된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지 불과 몇시간만에 백악관에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JW 메리엇 호텔에는 익명의 한 사업가가 취임식날 사흘 동안 사용하겠다며 300개의 일반 객실과 4개의 스위트룸을 예약했다.
이 사업가는 객실 확보를 위해 100만달러의 비용을 이미 지불했으며 식사와 2차례의 연회를 위해 60만달러를 추가로 더 낼 예정이다.
이 사업가는 거액을 들여 마련한 취임식 패키지상품을 장애인과 부상당한 참전군인, 말기암 환자처럼 임종을 앞둔 사람 등에게 공짜로 나눠줄 예정이다.
이 익명의 사업가는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얼 W. 스태퍼드(60)로, 결국 신원을 공개했다.
흑인인 스태퍼드씨는 현재 버지니아 센터빌에서 무기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군에 납품하는 업체를 설립, 운영중이다.
스태퍼드씨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절망과 실의에 빠져있는 사람들과 임종을 앞둔 환자,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 국가를 위해 전쟁에 참전해 부상당한 퇴역군인 등에게 취임식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식이 불운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자선을 베푸는 미국의 전통을 상기시키는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18일부터 취임식이 열리는 20일까지 사흘간 메리엇 호텔에서 숙박할 대상자들을 미 전역에서 뽑을 예정인데, 이들은 이 호텔의 꼭대기층 테라스에 난방장치가 된 텐트에서 각종 편의를 제공받으면서 취임식 퍼레이드를 관람하게 된다.
스태퍼드씨는 침례교 목사의 12자녀 가운데 한명으로 태어나 뉴저지에서 성장했으며 공군에 복무한 후 80년대말 현재의 사업체를 설립했다.
90년대에는 파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재기에 성공, 현재 475명의 종업원에 연 매출액이 1억5천만달러에 달한다.
이번 행사에 들어가는 돈은 2002년 가족명의로 설립한 비영리 재단이 지불했다. 행사의 총 예산은 220만달러인데, 이 재단에서 지불하는 160만달러 이외에 나머지 60만달러는 외부의 후원을 받을 예정이다.
스태퍼드씨는 취임식 관람 패키지의 최소 30%는 장애인과 말기환자, 부상당한 퇴역군인 등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예정이며 나머지는 후원기업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