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인들이 사용하는 격언 중에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싹은 튼다”는 말이 있다. 주식가격이 곤두박질 칠 때 무한정 무너질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폭락’이란 표현이 모자라 ‘붕괴’란 자극적인 말들까지 동원되지만 주식시장이 문을 닫는 일은 결코 없다. 언제나 바닥과 반등이 반복된다.
경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1930년대 대공황 시대를 논하지 않더라도 1997년 말 한국의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하의 환란시절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모두가 외환위기의 한국 경제가 금방이라도 끝장 날 것 같은 절망감을 느꼈었다. 헤어날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는 느낌이 어디 한두 사람의 생각이었던가.
그때처럼 현재 미국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 그리고 그 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인 경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연방 정부의 경제 관료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경기부양책과 성명을 내놓으면서 희망 섞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나 이를 믿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근 USA투데이와 갤럽이 실사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응답자 중 84%는 미국 정부가 마비된 금융시스템을 되살리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거의 절반인 49%는 장기간 회복을 기대할 수 없고 현 문제들은 경제에 지속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고 봤으며, 47%는 경기 하향세가 단지 일시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사상 최대치인 응답자의 91%는 현재 미국의 현 상황에 불만족스럽다는 뜻을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상당수의 경제 분석가들은 미국 경기가 침체를 넘어 디플레이션으로 전이되고 있다고 전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동반 경기 후퇴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는 등 대외 경제여건도 좋지 못하다.
그러나 마냥 절망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분명한 사실은 경제도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아서 위기에 처하면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는 것이다. 현재의 경기 침체가 훗날엔 내일을 위한 도약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시련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김노열
뉴욕지사
취재 1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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