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사회에서 작은 것 하나를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십니까”
얼마 전 김재수 LA총영사를 만났을 때 그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다.
김 총영사는 처음 자신이 총영사로 임명됐을 때 목표로 삼았던 동포사회 발전을 위한 총영사관의 변화와 개혁을 이루는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자신도 LA동포 출신인 김 총영사는 총영사가 되기 전 부터 영사관이 “이런 일을 해주었으면…”하고 희망했던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지만 공무원 사회에는 관례와 절차라는것이 있어 좌절감을 느낄 때가 많다는 말이었다.
공무원 사회가 변화의 주체가 되기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이 가능하다. 총영사 한사람 바뀌었다고 그 조직에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다면 영사관은 벌써 어떻 모습으로든 바뀌었을 것이다.
부임한 지 4개월째로 접어드는 김 총영사는 ‘발로 뛰는 총영사’로 한인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김 총영사는 하루 4~5건은 기본이고 어떤 날은 하루에 10건이 넘는 일정을 소화할 때도 있다.
제35회 LA한인축제가 시작된 지난 25일에는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린 축제 개막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고 코리아타운 변호사협회 모임에서 스피치를 하는 등 저녁시간대에 3개의 일정을 소화해내는 부지런함을 보이기도 했다.
한인들이 있는 곳이면 베이커스필드, 애리조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총영사의 행동돠 태도에 만족해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김 총영사를 직접 만나본 한인들은 총영사가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좋다는 반응들이다.
이쯤 되면 오십 줄에 들어선 김 총영사가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겁다”고 할 만도 하다. 하지만 김 총영사는 반대로 “몸은 힘들지 않은데 마음이 힘들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들은 동포들의 의견을 전부 정책에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인지 김 총영사에게서 ‘외롭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총영사 집무실이 마련된 영사관 5층의 적막함이 이런 외로움을 더 가중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면에서 김 총영사가 기댈 곳은 동포사회의 지지 밖에 없다는 점은 더욱 명확해진다.
올해 초 김 총영사가 총영사에 내정됐을 당시 공무원 사회의 반발로 중도하차할 뻔 했을 때 LA한인들의 지지로 총영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처럼 총영사가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한인동포들의 열렬한 성원이 필요하다.
공직사회에 만연한 관행과 절차, 형식 등을 깨뜨리고 개혁과 변화를 이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대용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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