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몰락 위기에 놓여 씨티그룹에 넘어간 와코비아의 로버트 스틸 최고경영자(CEO)는 얼마전 CNBC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는 독립회사로서 훌륭한 미래가 있다. 일들이 제대로 진척되면 대단한 일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오늘 말할 시간이 없다.
이는 스틸 CEO가 지난달이나 작년에 얘기한 것이 아니라 바로 2주전에 얘기한 것이다. 당일 와코비아 주가는 주당 10.71달러였지만 씨티그룹에 매각된 27일 주가는 1달러에 불과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CEO들이 회사가 절벽으로 떨어지기 직전에도 사업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인터뷰를 하고 ‘밝은 표정’을 지으려 하고 있다면서 월가의 몰락한 회사 CEO들이 곤경에 처해서도 장담을 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지난 3월 JP모건체이스에 넘어간 베어스턴스의 앨런 슈워츠 CEO도 회사가 팔리기 며칠전까지 우리의 유동성에 아무런 압박이 없다며 유동성 위기를 부인했다.
얼마전 몰락한 리먼브러더스의 레린 캘런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달 애널리스트들과에게 회사가 충분한 자금을 조달했다며 유동성 확보를 자신있게 얘기했다.
경영진들이 이렇게 회사의 미래를 장담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몰락하자 이들이 거짓말을 한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이런 발언을 믿고 주식을 샀다가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비난도 일고 있다.
와코비아가 씨티그룹에 넘어간 27일 야후의 게시판에는 스틸 CEO의 말을 믿고 주식을 샀던 투자자 등의 분노가 쏟아졌다.
게시판의 한 글은 스틸을 감옥에 보내야 한다. 그가 마지막 몇주에 CNBC에 나왔었고 나는 그가 ‘모든 것이 OK’라고 말했다고 생각했다고 적고 있다.
이 때문에 스틸의 인터뷰 방송을 진행하며 와코비아 주식을 긍정적으로 얘기했던 CNBC의 짐 크레이머는 방송에서 사과까지 해야했다.
그는 스틸과 25년과 친구로 알고 지냈음을 설명하면서 그를 믿었었는데 그가 나를 이용한 것일까라고 자문한뒤 아마도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틸 CEO의 대변인은 당시와 지금의 환경이 급변했다며 스틸이 장담을 할 당시의 상황이 이후 크게 변했음을 설명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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