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미국의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 중 가장 자주 언급되는 토론회는 1960년의 닉슨과 케네디의 토론회다. 그 TV 토론의 승자는 케네디였다.
이후 본격적인 TV 시대를 맞아 대통령후보 TV 토론회는 미국의 대선에서 극히 중요한 하나의 의전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 의례적 행사가 올해에도 열렸다. 오바마와 매케인 민주·공화 양당의 대통령 후보 1차 TV 토론이 열린 것이다.
“생각보다 잘했다.” 공화·민주 양측에서 일제히 나온 평가다. 경제문제에서 상당히 당황할 줄 알았다. 그런데 별 실수 없이 넘어갔다. 그래서 매케인은 생각보다 잘했다는 평가다.
안보 외교문제에는 경험이 없다. 때문에 매케인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오바마는 비교적 뚜렷이, 또 찬찬하게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래서 생각보다 잘했다는 평가다.
KO 펀치도 없었다. 각자 실수가 있었지만 나름대로 돋보인 부문도 있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적 평가는 근소한 가운데 오바마 우세로 기울고 있다.
그건 그렇고 TV 토론회는 대선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많은 미결정 유권자들이 첫 TV 토론을 보고 마음을 정한다, 그러므로 상당히 중요하다.
이는 박빙의 선거전에서 TV 토론에서 승점을 올린 케네디가 근소한 차이로 닉슨을 누르고 당선된 후 태어난 신화로, 마치 정설처럼 굳어져 있다.
TV 토론이 케네디 당선에 과연 결정타 역할을 했을까. 요즘 들어서는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TV 토론이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보다는 마지막 순간 가톨릭 표가 몰린 게 케네디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984년 대통령 선거 때다. 레이건은 TV 토론에서 비틀거렸다. 질문의 포인트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 날의 승자는 누가 보아도 민주당 후보 먼데일이었다.
때문에 내려진 평가는 먼데일이 추격에 성공해 박빙의 선거전이 된다는 것이었다. 선거 결과는 그러나 레이건의 압승이었다.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TV 토론회는 생각과는 달리 결정적인 것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은 가장 ABC적인 요소, 다시 말해 선거의 펜더멘탈이라는 것이다. 올해의 경우는 금융위기가 그 펀더멘탈이다.
앞으로 TV 토론은 두 번 남았다. 그러나 대권 향방에 그다지 결정적 영향을 주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말보다는 누가 그 금융위기 관리의 적임자인지, 표심은 온통 그 문제에 쏠릴 것으로 보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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