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은 돈을 저축을 하고 젊은이들은 빌린다. 금융시장의 상식이라고 한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므로 노후에 대비해 자산을 늘려야 한다. 높은 액수의 연금은 안락한 노후 생활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일으켜야 한다. 거기다가 새로 가정을 꾸렸으니 집을 장만해야 한다. 그런데 자금이 모자란다. 돈을 꾸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입장이다.
노년층은 한 푼이라도 더 은퇴연금에 투자하고 젊은이들은 그 돈을 빌린다. 이 양 측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게 금융시장이다. 서로의 목적이 부합되는 것이다.
문제는 돈을 빌릴 사람이 없는 것이다. 돈을 빌려줘야 고수익의 연금이 보장된다. 그런데 빌려갈 사람이 없다. 유럽과 일부 아시아 국가의 이야기다. 젊은 층 인구가 턱없이 부족한데서 나타난 현상이다.
독일의 예를 보자. 15~24세 연령층 인구는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이 연령층은 거기다가 8%로 줄 전망이다. 반면 은퇴를 눈앞에 둔 연령층 인구는 15%가 넘는다. 노년층 인구는 머지않아 전체의 50% 정도가 된다는 전망이다.
무엇을 말하나. 고수익 연금보장의 전망이 불투명한 것이다. 은퇴기금 등 금융자본은 따라서 보다 많은 이자를 보장하는 곳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그 곳이 어디인가. 미국이다.
그 방대한 자금을 흡수할 시장은 전 세계를 통틀어 미국밖에 없다. 유럽의 돈이, 또 아시아의 돈이 그래서 미국으로 몰려들 었다.
돈이 흘러넘치면서 온갖 창의적 금융상품이 개발됐다. 그 상황에서 미국인들은 마구 돈을 빌렸다. 집값은 해마다 뛰는 것으로만 생각하면서 연간 1조달러가 넘는 돈을 빌린 것이다. 그러다가 거품이 꺼졌다. 그 결과가 서브프라임 위기다.
그리고 1년여. 마침내 월스트릿의 전설로 불리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신청을 했다. 메릴린치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의 합병을 통해 겨우 파산을 면했고. 이로써 베어스턴스에 이어 6개월 만에 미국의 5개 대형 투자은행 중 3개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9.11사태보다 더 충격적이다.” 금융가 일부에서의 반응이다.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다.
이 위기는 그러면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산업국 국민들의 전반적인 노령화 현상과 관련지어 볼 때 이 미국 발 금융위기는 조기 해소가 힘들 것이다. 일부의 전망이다.
반대의 전망도 있다. 금융위기는 이로써 최저점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짧은 기간의 패닉상태를 거친 후 중장기적으로 안정을 찾는다는 것이다. 금리도 떨어졌고 미국 경제의 펀더멘탈이 나쁘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어느 쪽 전망이 맞을까. 아무래도 후자 쪽에 베팅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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