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4년 전 화제가 됐던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광고 테마이다. 체조 사상 첫 10점 만점을 기록한 14세의 루마니아 대표선수 코마네치의 경기 영상과 미국 주니어 선수권 종합우승을 차지한 13세 선수의 영상을 절묘하게 합성했던 광고였다.
두 선수들이 이단평행봉에서 펼친 시공을 초월한 편집 영상은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할 수 있어. 불가능은 없으니까’(Impossible, it is nothing)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코마네치와 합성된 그 때 그 어린 선수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체조 개인종합 금메달을 딴 나스티아 리우킨이다.
나스티아 리우킨이 2004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면 14세의 체조 요정 코마네치가 세웠던 기록을 깨뜨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광고 속에서 그녀가 지었던 회심의 미소를 올림픽 경기장에서도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나이 제한에 걸려 출전할 수 없었고, 나이 조작 의혹을 받는 중국 여자체조 대표팀처럼 아무리 봐도 열여섯으론 여겨지지 않는 미 발육 선수들이 계속 출전하지 않는 이상 코마네치 전설은 앞으로도 전설로 남을 수밖에 없다.
올림픽 체조 경기는 16세 이하의 선수가 출전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1991년 국제체조연맹이 체조 선수들의 건강을 이유로 만든 규정이다. 체조는 나이가 어릴수록 체격이 작고 몸이 가벼울수록 유리한 종목이다. 1976년 나이 제한이 없을 당시 출전했던 코마네치가 살포시 내려앉는 착지, 이단평행봉 사이로 미끄러지듯 자유자재로 옮겨 다니는 모습을 보면 이해가 간다.
체조는 타고난 운동신경과 감각을 지녔다 해도 혹독한 훈련 없이는 불가능한 종목이다. 훈련에 돌입하면 생선과 사탕, 육류는 금기 음식이고 살이 찌는 음식은 입에 댈 수도 없다고 한다. 한참 성장할 시기에 체조를 위해 발육을 억제하면서 훈련에 임하는 것이다. 이처럼 혹독하게 훈련해도 국가대표로 선수촌에 입촌하는 연령대가 가장 낮은 것이 여자체조이고, 가장 먼저 떠나는 종목 역시 여자체조라고 한다.
연령 조작의 의혹 속에 끊임없이 논란이 되는 중국 체조선수 허커신이 이단평행봉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면 아디다스 광고 속 코마네치와 리우킨이 겹쳐 보인다.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하지만, 금메달보다 중요한 게 있다. 진실 속에서 경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 지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하은선 특집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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