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이다. 고유가 고물가의 스트레스 속에 휴가계획을 세우다가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접했다.
한국의 한 성형외과가 서울 강남 등지에서 20~30대 남녀 471명을 대상으로 성형계획 여부를 조사했는데, 전체의 33.1%인 156명이 휴가 전에 성형수술을 준비 중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예전처럼 휴가를 반납하고 성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성형을 하고 휴가를 즐긴다는 분석이다.
과거 2~3개월 이상 소요되던 회복기가 1개월 이내로 단축됐기 때문에 지금 빨리 성형을 하면 휴가지에서 달라진 외모를 뽐낼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어 있었다.
예뻐지고 싶고, 나이보다 어려보이고 싶은 것은 연령대를 불문한 모든 이들의 소망이다. ‘피부미인’ ‘동안’ ‘쌩얼’ ‘백텐’(Back 10·열 살 젊어 보이기) 등의 열풍에다 남녀 모두에게 ‘슬림’ 또 ‘슬림’해지기를 강요하는 패션 트렌드가 ‘고통 없이 빠르게’ 예뻐질 수 있는 성형계획을 세우게 만든다. 다이어트와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사항이 되어가고, 아줌마 인상을 동안으로 바꾸어 준다는 쁘띠 성형과 주름을 쫙 펴준다는 기능성 화장품은 중독현상까지 빚어내고 있다.
여자의 나이를 정확히 맞추는 남자를 증오하는 시대라는 말도 들린다. 돈도 잘 벌어오고, 집안일도 잘하고 며느리, 딸 노릇도 다 잘하는 수퍼우먼의 로망이 드라마 ‘달콤한 인생’에서 비키니를 멋지게 소화해낸 오연수가 되고 싶은 것이고, 학업과 스포츠,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자에게 뒤지지 않는 엘리트 소녀 알파걸의 로망은 섹시 아이콘 이효리를 닮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뭐 그럴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을 뽑는 미스 코리아 지역별 예선결과를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올해 미스 코리아 서울 진에 ‘연대 퀸카’ 장윤희씨가 당선됐다.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3학년 재학생이다. 미스 서울 선 당선자 중 한 사람도 연세대 재학생이고, 미스 서울 미로 당선된 3명 중 이화여대생이 2명이다.
2006년 미스 코리아 진 이하늬씨는 서울대 학부와 대학원 국악과를 다녔고, 2007년 진 이지선씨는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다녔다. 요즘 미인은 외모는 물론 학력수준도 뛰어나고 경제적 여유(?)도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사회 트렌드 분석가 페이스 팝콘은 미래생활사전에서 성형수술을 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자기 나이만큼의 외모대로만 살아가야하는 하위계층을 ‘코스메틱 언더클래스’라고 지칭했다고 한다. 지식과 돈을 겸비한 어퍼클래스가 돼야 미인 소리를 듣는 세상이 오는 것은 분명하다.
하은선
특집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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