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 희곡대상을 수상한 이언호씨. <진천규 기자>
‘한국 희곡대상’ 받은 이언호씨
“희곡은 종합적인 문학이기 때문에 한 폭의 서사시와도 같죠. 무대를 생각하면 찬란합니다.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걸 전할 수 있는 장르도 희곡이고요. 좋은 희곡을 읽다보면 오히려 소설이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국희곡작가협회가 수여하는 ‘2007년도 한국 희곡대상’을 수상한 이언호(한국문인협회 미주지부 회장)씨. 지난 달 23일 서울 대학문화원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그는 이번 수상이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해주었다고 말한다.
“심사위원 한 분이 ‘30년 전에 주었어야 하는 상을 이제야 주게 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70년대에 한국에서 맹렬하게 글을 쓰던 나와 내 작품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고 감격스러웠습니다. 더구나 한국의 문학상들은 해외 한인에게는 작품상이나 본상을 잘 안 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 영예롭게 느껴집니다”
한국은 올해가 한국 연극(신극) 100주년이라 해서 희곡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희곡을 쓰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고, 잘 쓰는 희곡작가가 드물다고 전한 이씨는 “영문학의 경우 문학의 기본으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가르치는데 국문학에서는 시와 소설을 우선시하여 희곡은 뒤쳐지는 감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희곡은 장르 자체가 쓰기 힘들고 오래 걸리는 데다 수입도 좋지 않아서 희곡을 쓰다가도 방송드라마 쪽으로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희곡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보람 있지요. 무대를 생각하며 읽으면 희곡 이상 재미있는 게 없습니다. 희곡은 작품이 무대에 올라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인데 자기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 걸 볼 때의 그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몇 년 전 한국에 갔을 때 한 지방 극단이 내 작품을 공연하는 걸 우연히 보게 됐는데 그 때의 느낌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이씨는 197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등단했으며 이민 온 후 지금까지 죽 이민 소재의 소설을 써왔다. 희곡은 30편 정도 썼고 주로 현대문학에 발표됐다. 대표작은 75년에 쓴 ‘소금장수’로 78년 백상예술상 희곡상을 수상했다. ‘허풍쟁이’는 명동 카페 데아트르에서 장기 공연됐으며 ‘아버지의 꿈’(95)은 이벨극장에서, ‘숨은 그림 찾기’(96)는 한국일보 소극장에서 공연된 바 있다. 이번 희곡대상 수상작인 ‘사진 신부의 사랑’(2006)은 한국서 공연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나온 문학수첩 2008년 봄호에 이언호씨의 장막희곡 ‘Q 요리, 그게 뭔데’가 실렸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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