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7이닝째 ‘0’의 행진
3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다시 한 번 선발자격 시위
“어때요, 이 정도면….”
한껏 당겨진 활시위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제5선발 레이스에 들어간 박찬호(LA 다저스)가 눈부신 퍼펙트피칭으로 조 토리 감독에게 다시 한 번 ‘선발자격’을 시위했다.
10일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에서 벌어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범경기에 올 스프링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삼진 1개를 곁들여 3회까지 미니멈 9명의 타자를 완벽하게 잡아내는 퍼펙트 피칭으로 올 시범경기에서 3게임 연속 무실점행진을 이어갔다. 전날 경쟁자인 우완투수 에스테반 로아이자가 3이닝 무실점 호투로 5선발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가자 곧바로 3이닝 퍼펙트로 멋지게 응수한 박찬호는 이로써 로아이자 쪽으로 기우는 듯 했던 분위기에 급제동을 걸며 오히려 레이스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냈다. 초청선수 신분으로 다저스 캠프에 와 있는 박찬호는 주로 2진급 선수들로 짜여진 다저스의 중국원정팀에 포함돼 11일 중국으로 출발, 오는 15일 중국원정 1차전에서 샌디에고 파드레스를 상대로 선발로 등판할 예정인데 여기서 다시 한 번 이런 빼어난 피칭을 보여줄 경우 제5선발을 따내 다저스테디엄 마운드에 오르려는 꿈이 현실이 될 전망이다.
이날 오리올스전에서 보여준 박찬호의 투구내용은 거의 흠잡을 데 없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오른손 타자의 몸 쪽을 파고드는 공이 일품이었다. 1회말 선두 브라이언 로버츠를 삼진으로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한 박찬호는 멜빈 모라와 닉 마카키스를 평범한 플라이볼을 잡고 이닝을 마쳤고 2회 선두 케빈 밀라를 플라이볼 아웃으로 잡은 뒤 3회를 마칠 때까지 나머지 5명을 모두 내야땅볼과 내야플라이로 잡아내는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이날 박찬호는 첫 타자 삼진이후 나머지 8명을 4개의 플라이아웃과 4개의 땅볼아웃으로 요리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올 시범경기에서 3게임에 7이닝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방어율 제로 행진을 이어간 것은 물론 단 2안타와 2포볼만 내줘 내용적으로 매우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후 토리 감독은 “더 이상 잘 던질 수 없을 만큼 해줬다. 단 39개의 투구만으로 게임을 마쳐 불펜에서 예정투구 횟수를 채워야 했다”면서 “스프링 초반에는 몸쪽 공을 던질 때 제구가 잘 안됐지만 오늘은 플레이트 양쪽으로 모두 제구력이 뛰어났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또 박찬호의 전성기 때와 지금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그의 전성기때 경기를 많이 보지 못해 비교는 힘들지만 텍사스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의 박찬호가 훨씬 더 건강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찬호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텍사스 시절엔 부상으로 그 구장에서 꼭 필요한 투심 패스트볼을 던질 수 없었다”면서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뛰면서 허리부상에서 회복됐고 아무런 부담없이 구질을 연마할 수 있었던 것이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프시즌동안 투구모션 사진을 살펴보며 피칭미케닉 개선을 위해 노력해 이제는 볼을 낮게 던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이날 최고 피칭을 보인 것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허벅지 근육부상이 많이 호전된 탓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찬호의 다저스테디엄 복귀는 이제 서서히 실현 가능한 꿈으로 영글어가고 있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