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경제는 경기침체가 올 것 같이 하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물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경기침체냐 인플레이션이냐 하는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아니면 두 가지 경제 악재가 동시에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뿌리칠 수 없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중 무엇이 먼저 올 것인지를 놓고 대응 경제정책과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어쩌면 미국경제가 쓰리게 경험했던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의 소리가 높다.
2007년 12월 GDP 성장이 겨우 2.5%밖에 되지 않았고 2008년 1월 실업률이 4.9%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여 저성장의 징조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08년 1월 소비물가지수가 4.3%로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20일에 발표된 연방 준비은행 1월 비공개회의록에 의하면 2008년도 GDP 예측 성장률을 1.3%~2.0%로 낮추고 실업률은 5.2%~5.3%로 올렸으며 인플레이션도 2.1%~2.4%로 상향 조정했다. 이코노미스트지도 2008년 성장률을 1.6%로, 인플레이션 2.9%로 잡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전망해 주고 있다.
이런 먹구름 낀 예측을 차치하고라도 실물 경제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모기지 위기와 신용경색이 예상한 것보다 심각해지면서 주식시장의 베어마켓이 금년 들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우존스 산업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무려 -5.4%, -11.5%나 떨어지고 주식시장의 변동률이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요동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위협은 더욱 심각하다. 그 원인은 우선 원유 값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가는 등 에너지 값의 폭등이다. 2008년 1월 소비자 물가지수의 에너지 부분이 연 19.6% 상승하였다. 수입가격도 2008년 1월 수입물가 지수가 이 지수를 처음 시작한 1983년 이후 가장 높은 연 13.7%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유로지역 인플레도 2% 이하에서 최근 3.2%로 올라가고 중국이나 인도도 각각 7%, 6%의 인플레 현상을 보이고 있다.
모든 경제수치들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두 악재가 2008년에 들이닥칠 것을 예측하고 있는데 문제는 얼마나 심각하며 금년 내로 회복될 것이냐 하는 가이다. 전문가들은 2008년 스태그플레이션은 온건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의 실업률은 5% 전후로, 인플레이션은 2%~4%로 전망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금년 전반에 오고 금년 후반에는 인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의 징후가 각종 지표에서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의 현상이 노동시장에는 나타나지 않아 임금이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경기침체가 먼저 오고 인플레이션이 뒤따르게 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을 치유하는 것이 쉬워진다. 모간 스탠리의 투자전략가인 데이빗 더스트가 진술한 바와 같이 연방 준비은행은 금년 전반기에 경기침체의 치유를 위해 단기금리를 내리고 그 후에 오는 인플레이션을 치유하기 위해 단기금리를 올리는 처방전을 마련할 수 있다.
금년 말에 경제 회복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최근 부시와 의회가 마련한 경기부양책으로 금년 3/4분기에는 GDP가 연 4%정도 성장할 것으로 모건 스탠리는 예측하고 있으나 2009년에 들어가면 성장이 다시 1.9%로 떨어지게 되어 ‘W형 경기’ 또는 ‘2중 침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제1 라운드의 경기부양책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업보험 연장 등 제2 라운드의 재정정책이 시행되어야 경기회복을 온전하게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적절하게 시행하면 2008년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백순
연방 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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