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무엇이라고 말할까’(What will history say?)- 대통령들이 항상 유념하는 말이라고 한다.
“나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내려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일전 한 TV에 출연해 한 말이다. 이제는 현실 정치보다는 훗날 평가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 ‘역사는 무엇이라고 말할까’- 이 말을 다른 정치 평론가는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 ‘대통령은 한 센텐스로 요약돼 기억된다’고.
노예를 해방시켰다. 링컨 대통령이다. 대공황을 극복하고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다. 동서냉전에서 승리했다. 레이건이다.
이들은 동시에 유명한 어록을 남긴 대통령으로도 기억된다. 링컨 하면 게티스버그 연설이 연상된다. 민주주의를 가장 간명하게 정리한 유명한 연설로 이제는 미국의 고전이 됐다. “두려움 그 자체를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두려워 할 것이 없다.”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남긴 말이다. 레이건 역시 잊혀 지지 않는 어록을 남겼다. 당시 소련을 서슴없이 ‘악의 제국’으로 지칭한 것이다.
한국의 대통령들도 한 센텐스로 요약이 가능하다.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다. 이승만 대통령이다.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박정희 대통령이다.
이 두 대통령은 부정적 유산도 남겼다. 장기독재, 군사 쿠데타, 억압정치 등등. 그렇지만 둘 다 긍정적 유산이 부정적 유산을 압도했다, 그만큼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이 한 센텐스로 요약된다는 건 바로 이점이다. ‘과’(過)를 뒤덮을 ‘공’(功)이 분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 다음 한국 대통령들은 딱히 한 센텐스로 요약이 힘들어 보인다. ‘공과’가 반반이든지 ‘과’가 ‘공’을 덮고 있어서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러면 어떨까. 현직에서 물러난 지 불과 며칠 밖에 안 됐으니 평가는 시기상조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할 것 같다. 훗날 기억될 어록을 남긴 대통령으로는 평가될 것이라는 점이다.
‘깽판’ ‘썩는다’ ‘양아치’ ‘죽치고 앉아’ ‘별 달고 거들먹거린다’- 온갖 비속어를 거침없이 내뱉었다. 이게 과연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는지, 상상을 불허하는 어록을 남겼다는 점에서다.
떠나는 마당에도 또 기이한 말을 남겼다. ‘승부의 세계를 떠난다’고 한 것이다. 대통령의 자리는 승부의 자리인가…. 알 수 없는 이야기다.
해석은 각자 자유이고-. 떠나는 대통령의 뒷모습에서 왠지 해방감마저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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