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인타운의 비즈니스 오너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이처럼 힘든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다운타운에서 전자제품 도매상을 운영하는 한인도 20여년 넘게 비즈니스를 하면서 요즘처럼 장사가 안되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고유가에 물가는 치솟고 손님은 주는데다 오히려 비즈니스 렌트는 오르는 악순환이 일년가까이 진행되면서 비즈니스 오너들은 어려움을 호소하다 못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피자가게를 운영하던 한인 중년남성이 불경기로 인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부인과 딸에게 총격을 가하고 본인도 자살한 어처구니 없는 사건도 발생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한인은행 대주주들도 지난 한해동안 시가총액이 반토막나고 도무지 주가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오 주(株)여’를 되뇌인다고 한다. 서민들은 서민들 나름대로 멈출줄 모르는 고유가 행진에 생필품의 물가인상까지 겹쳐 생활비는 더 들어가는데 그렇다고 봉급이 때맞춰 인상되는 것도 아니어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안 될 형편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미국발 부동산 침체로 전세계 증시까지 폭락장세를 보이자 지난 1월22일 전격적으로 0.75%포인트 연방기금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처럼 예정에 없이 대폭 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 2001년 9.11사태이후 처음이다. 불경기 극복을 위한 긴급수혈이다.
그로부터 일주여가 지난 1월 30일 또 0.5%포인트 기금금리인하를 단행해 1월에만 무려 1.25%포인트 연방기금금리가 인하됐을 정도로 초비상사태다. 그것도 모자라 부시대통령이 1,600억달러에 달하는 세금환불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해 두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올여름 최고 1,800달러까지 정부로부터 환불수표를 받을 수 있게됐다.
또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녹이기 위해 일시적으로나마 주택가격이 치솟을 대로 치솟은 가주 컨포밍론의 한도를 41만7,000달러에서 72만9,750달러까지 올리는 방안도 한시적으로마나 시행될 예정이다. 연방정부도 불경기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이같은 불경기속에서도 비즈니스를 잘 운영하는 한인 비즈니스 업주들은 의외로 많다. 평범한 이야기같지만 고객들의 수요를 잘 간파하고 이에 대한 대한 질높은 서비스를 강화한 결과다. 불경기에도 고객들이 줄을 서는 식당은 한인타운에도 여러 곳이 있다. 부실대출의 증가로 한인은행들도 손실이 늘어나면서 영업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효율적인 운영으로 순익을 내는 은행도 있다.
똑같이 어려운 외부환경이지만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 업체는 도산을 하기도 하고 다른 업체는 순항을 계속 하기도 한다.
개인들도 마찬가지다. 불경기일수록 크레딧카드를 통한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고 모기지 상환이 힘들 경우 렌더와 좀더 적극적으로 협상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보통 가정에서 무심코 지출하는 서비스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미 경제는 소비경제이기 때문에 적절한 소비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미덕이라는 사실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한인사회는 이보다 더 지독한 불경기도 잘 견뎌낸 역사가 있다. 지난 92년의 LA폭동과 94년의 노스리지 대지진으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이를 슬기롭게 잘 극복했다. 당시에도 차압되는 주택이 즐비했고 파산하는 비즈니스가 속출했으며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한인들의 타주이주가 줄을 이었다.
한인은행의 영업실적도 당시 3-4년간 손실을 기록했다.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불경기를 잘 극복한 결과 이후 10여년간 ‘호황’이라는 열매를 수확할 수 있었다. 비가 온뒤에 땅이 마른다고 했다. 지금의 혹독한 불경기를 통해 비즈니스 오너들은 비즈니스의 내성을 기르고 개인들도 절약하는 생활습관과 건전한 소비생활을 통해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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