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시작됐는지 여부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경기침체가 실제로 시작됐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면서 이번에 경기침체가 오면 과거보다 기간이 길고 고통도 클 것이라고 밝혔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 경제의 딜레마’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주택가격의 붕괴와 신용시장의 위기가 실물경제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경기침체는 그 근원과 성격이 과거 경기침체와 다르다면서 이같이 우려했다.
그는 1991년과 2001년의 경기침체는 8개월간 지속됐고 좀 더 심했던 1981년의 경기침체도 16개월간 지속됐을 뿐이라면서 이런 과거의 경기침체는 신중했던 당시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 비롯됐다는 것이 현재 상황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중앙은행은 경기가 둔화돼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실질 금리를 인상한 뒤 방향을 전환해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경기침체를 끝냈지만 현재의 경제성장 둔화와 경기침체 위험은 긴축적인 통화정책 때문이 아니라 6년간 급등한 주택가격 거품의 붕괴에 따른 것이어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한다고 해서 경기침체를 끝낼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0% 하락한 주택가격은 추가로 10% 더 떨어질 것 같다면서 주택가격이 10%씩 떨어질 때마다 가계 자산이 2조달러씩 줄어들고 이는 결과적으로 연간 소비지출을 1천억달러 가량 감소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우려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경제 확장의 핵심인 신용시장의 마비라면서 신용시장에 대한 신뢰의 붕괴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정책이 과거처럼 경기를 부양하는 데 효과적일 수 없음을 의미해 현재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이 영향력을 결여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같은 상황을 가져온 것에 대한 많은 비난이 있고, 그 중에도 주요 은행에 대한 적절한 감독권을 행사하지 않은 중앙은행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뒤 중앙은행의 이런 감독정책이 시사하는 바는 현재의 신뢰의 위기에서 빠져나갈 출구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일시적인 성장둔화를 예견하는 사람들의 전망이 맞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jun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