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차 방문했던 한인타운의 수많은 가구점들이 올해 들어 ‘정말 힘들다’는 푸념 일색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택 경기 침체로 인해 새집을 장만하는 소비자나 조금 더 큰집으로 넓혀 이사와 함께 가구를 장만하던 손님들의 발길이 그야말로 뚝 끊겼기 때문이다.
타운의 한 가구점은 지난달 한 달 평균 매상의 80%가 갑자기 줄었는가하면 또 다른 가구점의 업주는 자신이 소유한 건물에서 비즈니스를 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벌써 문을 닫아야만 했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고 전한다.
이러한 사정은 미 주류사회의 가구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미 상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반 소매상들의 매상은 전반적으로 증가한 반면 소매 가구점들의 매상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주택 경기 침체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미 전국적으로 체인샵으로 운영하던 유명 가구점 ‘레비츠’(Levitz)와 ‘봄베이’(Bombay)가 파산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구업계 종사자들은 단순히 비즈니스를 운영하기 위한 대책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서바이벌 전략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LA 타임스 ‘HOME’ 섹션 최근호에서 불황타개전략으로 미 가구업계에서 불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주로 웨스트 LA에 위치한 소매 가구점들 사이에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고 이 전략은 다름아닌 ‘가구’를 일상 생활용품이 아닌 ‘아트’로 접근해 판매하는 것. 이렇다보니 매장 인테리어는 일반 가구점이 아닌 미술작품이나 예술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나 ‘박물관’처럼 꾸며두었으며 전시된 가구 역시 미술작품처럼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 스튜디오에서 특별 제작된 제품들 위주로 전시해두었다.
‘스토어 위드인 스토어’(Store-within-a-store) 컨셉도 활용해볼만하다. 일반 고객들을 위한 매장 한쪽에 ‘프라이빗 아틀리에’ 혹은 ‘VIP 라운지’라 불리는 특별 고객들을 위한 코너를 따로 만들어 이들만을 위한 색다른 가구 샤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갤러리나 박물관처럼 근사하게 꾸민 매장에 디자이너가 제작한 커스텀메이드 가구를 전시해 놓은 것은 기본이고 가구 디자인 컨셉에 맞는 웨이트리스를 고용해 고객이 샤핑하는 동안 간단한 음료와 스낵을 제공하거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초청해 그들만을 위한 세미나와 상담을 개최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고객과의 특별한 인연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셈이다.
성민정
House&Home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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