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문회에 나선 로저 클레멘스(오른쪽)와 그의 트레이너 브라이언 맥나미가 증언에 앞서 진실증언을 선서하고 있다. 가운데는 클레멘스의 변호사 찰스 쉴러.
브라이언 맥나미 - 로저 클레멘스
마침내 나란히 의회 청문회서 증언…
선서하고 의증한 케이스로 형사법으로 기소될 가능성 높아져
‘분명히 진실만을 말한다고 선서했는데…’
불법약물 사용 의혹에 휩싸인 사이영상 7회 수상자 로저 클레멘스와 그의 전 트레이너 브라이언 맥나미가 마침내 나란히 의회 청문회 증언대에 섰 다.
13일 워싱턴 D. 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연방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클레멘스와 맥나미는 좌석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앉아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한 뒤 의원들의 질문에 서로 100% 상반되는 기존 자기 주장을 고수했다. 무려 4시간 41분에 걸친 청문회는 두 증인 모두 의원들에게 진술의 진실성 여부로 ‘야단’을 맞은 가운데 일단 뚜렷한 승패를 가리지 못한 채 끝났으나 둘 중 하나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기에 연방의회에서 선서를 하고 위증한 케이스로 형사법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클레멘스는 이날 청문회가 시작되면서 맥나미와 함께 좌석에서 일어나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한 뒤 “나는 단 한 번도 스테로이드나 인간성장호르몬(HGH)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다시 한 번 의혹을 강력히 부인한 뒤 “오늘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든 (더럽혀진) 내 이름이 회복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해 자신이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위원회 일라이자 커밍스(메릴랜드 하원의원)은 “당신은 내 영웅 중 하나였기에 이 말을 하기는 정말 싫다”면서도 “그 말은 전혀 믿기 힘들다”고 쏘아붙여 클레멘스의 주장이 의원들에게 전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맥나미는 “같은 양키스 멤버였던 앤디 페팃과 척 나블락에게 약물을 주사해준 것을 그들이 시인했다. 클레멘스에게도 똑같은 약물을 주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역시 지금까지 여러번의 진술에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나며 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원들의 공격을 면치 못했다. 댄 버튼(인디애나) 의원은 “당신은 여기 선서를 하고 나왔으면서도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계속 연발하고 있다”며 “한 가지는 확실한 데 그것은 당신이 전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클레멘스는 이날 약물복용의혹에 대해서는 강경한 자세를 견지했으나 그가 지금까지 선서하에 한 증언에서 불일치되는 점을 파헤치는 의원들의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찾기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 답변 과정에서 “misremembered”라는 틀린 단어를 사용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맥나미의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등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클레멘스는 이날 맥나미의 주장뿐 아니라 자신의 동료이자 친구인 앤디 페팃의 증언 내용에 대해서도 답해야 했다. 페팃은 선서하에 한 증언에서 “클레멘스가 지난 1999년 또는 2000년에 자신에게 HGH를 사용했다고 털어놨으나 지난 2005년 이 문제를 다시 물어봤을 때는 와이프 이야기였다고 말을 바꿨다”고 밝혔다. 클레멘스는 이에 대해 “페팃은 이전에 내 친구였고 이후에도 내 친구일 것”이라면서 “페팃이 잘못 들었거나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내내 클레멘스를 몰아친 위원회 위원장 헨리 왁스만 의원(캘리포니아)은 “이 시점에서 아직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고 탐 데이비스 의원(버지니아)은 “두 사람이 모두 진실을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해 둘 중 하나는 필연적으로 위증을 했음을 분명히 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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