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LG ‘KT 현대 인수협상 무산 책임전가’ 반발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의 이른바 ‘폭탄선언’ 발언이 파문을 낳고 있다.
신 총재는 지난 11일 KT의 프로야구단 창단이 최종 무산된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사회에서 (구단들이) 또 딴소리를 한다면 나도 폭탄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신 총재가 언급한 폭탄선언의 진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KT와의 협상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반기를 든 서울 구단들에 불만을 터트린 것으로 해석된다.
신 총재는 “이사회 멤버들이 사람을 믿지 못하니 일이 성사될 수가 없다. 야구단 운영만 해도 고맙게 받아야지 자꾸 131억원이니 54억원이니 뒤에서 떠드니까 안 된거다”며 “이번 일에 KBO 책임은 없다. 최선을 다했다. 책임이 있다면 두산과 LG가 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LG와 두산은 신 총재의 이 같은 반응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LG 김영수 사장은 “신 총재의 폭탄선언이 도대체 뭘 의미하는가. KT 프로야구단 창단 백지화를 이사들 책임으로 돌리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반발했다. 두산 김진 사장도 “프로야구 초창기에 6개 구단으로 하다가 지금까지 연명하고 있는 구단은 3팀밖에 없다. KBO는 이들의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고 왜 자꾸 새로 들어오는 팀한테만 이익을 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 총재와 서울 구단간의 갈등은 지난달 27일 KBO가 KT의 프로야구단 창단 추진을 선언한 이후 증폭됐다. 두산과 LG는 이튿날인 12월28일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절차를 무시한 KBO의 신생 구단의 발표는 수용할 수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 감정대립속에 주중 KBO 이사회 예정 ‘해결책 모색’
특히 두산은 신 총재가 유병택 구단주 대행에게 사전에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다는 발언에 대해 ‘구단주 대행은 신 총재와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김진 사장과 협의해줄 것을 요청했을 뿐 의사결정을 한 바 없다’며 신 총재와 구단주 대행, 기자단의 3자 대면을 요구했다.
신 총재와 서울 구단간의 감정대립은 지난 8일 이사회에서 다소 완화되는 듯했다. 신 총재는 이사회 모두 발언을 통해 “보안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KT와의 협상 진행 과정을 밝히지 못했다”고 양해를 구한 뒤 “구단의 권위와 가치를 떨어뜨린 데 대한 책임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와 두산도 ‘KT의 프로야구를 참여를 대환영한다’는 이사회 결정에 동참하며 한 발짝 물러섰다.
그러나 KT의 야구단 창단이 백지화된 후 신 총재와 서울 구단들의 갈등이 책임공방으로까지 비화되며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중 열리는 KBO 이사회에서 올시즌 8개 구단 유지를 위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신 총재는 “시일이 촉박하지만 이사회가 단합만 되면 새로운 인수 기업을 찾을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LG와 두산은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더라도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태도다. 김영수 사장은 “현대가 지난해 KBO로부터 차입한 131억원은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 7개 구단으로 가더라도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고, 김진 사장도 “우리가 서울 입성금을 안받겠다는 일부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사글세를 안내고 공짜로 쓰겠다는 데 받아줄 사람이 어디 있는가”라며 강경 방침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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