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인가정상담소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의사소통 문제’가 상담사유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별거 상담 중 첫 번째 원인도 의사소통이고, 가족갈등 중에서도 의사소통 문제가 가장 많았다.
많은 한인들이 부부문제나 자녀갈등, 이혼이나 별거, 가정폭력 등 다양한 이유로 상담소를 찾지만 문제의 원인은 결국 ‘말이 통하지 않은 것’에 있다는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 싸웠고, 때렸고, 보기 싫어졌고, 집을 나왔고, 별거했고, 결국 이혼에 이른 것이다.
과연 ‘말이 통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말, 대화, 의사소통이란 어떤 것이기에 우리의 인생을 통째로 쥐고 흔들 수 있는 것일까. 이혼, 마약, 청소년 가출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다루면서 이러한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해답은 의외로 쉬운 곳에서 찾았다. 취재차 참석한 대화기술 세미나에서다. 그 곳에서는 올바른 대화법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기술’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한 부부는 세미나에서 배운 대화기술로 부부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고, 자녀들과도 속 깊은 대화까지 나누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화방법을 조금만 바꿨을 뿐인데 아들은 속내를 드러내며 눈물까지 펑펑 쏟아내더라는 것이다.
이 부부는 자신들이 배운 최고의 기술은 ‘말하는 법’이 아닌 ‘듣는 법’이라고 소개했다. 대화기술이라 하면 논리적을 말하는 법이나 토론방법을 가르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경청과 공감, 그 것을 적절히 표현하는 법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했다. 진정한 대화는 ‘말하는 입’이 아니라 ‘듣는 귀’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기자 역시 약 3주간의 세미나를 통해 ‘대화는 기술’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골프나 스키처럼 배워서 연습하면 잘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평생 못하는 거나 서툴 수 밖에 없는 것이 대화다. 대화를 기술, 즉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골프나 스키를 배우면 하루 몇 시간 또는 한 계절을 즐길 수 있다. 같은 시간에 대화를 배운다면 하루종일, 사계절 내내, 평생동안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골프나 스키를 배우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지만 대화는 굳이 배우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곳곳에서 ‘말이 통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다.
새해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대화를 기술로 익히기 바란다. 말이 통하는 가정, 대화가 있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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