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운(吉運)이 겹겹이 쌓였다는 황금돼지 해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사회적으로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보내며 마무리하는 심정이 착잡하지만 한편으로는 겸허히 반성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오색찬란한 전등과 징글벨 노래가 들려오는 12월은 마음이 풍성해지고 들뜨기도 한다. 세모를 맞으며 누구나 갖는 감회가 다르리라. 내 생활을 돌아보며 공연히 빈 수레처럼 요란하게 살지는 않았는지 공연히 마음이 스산해진다. 천년도 한순간이라 생각하니 우리가 살아 있고 살아가는 생이 얼마나 짧은가 새삼 느껴진다. 기쁨에 즐겁고, 슬픔에 가슴 아플지라도 지난 세월이 때로는 그리워지기도 한다.
이제는 살아온 세월보다 남은 세월의 짧음이 느껴지는 것도 세모 때문일까. 저녁노을이 하루를 불태워 작별하듯이 단풍도 사라지기 위하여 총천연색으로 최후를 단장한다. 자연도 채움이 있었으니 비움을 가르쳐 준다. 그래서 우리 인생도 행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같이 마음을 비우는 것도 중요하다. 세상을 떠날 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물은 집착에서 벗어나 깨끗이 비우고 떠나지 않는가.
삶을 살다보면 때로 어려운 현실과 목마른 삶이 우리 인생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무언가 쫓기는 듯한 시간과 공간속 자신과 마주할 때 빛나는 예술작품이 나오기도 한다.
옛 성현들은 올 한 해 내 평생이란 말 대신 오늘 하루만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해내지 못했다면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시작하고 또 다른 하루를 도전해 보라는 것이다.
인간은 꽃과 같아야 되지 않는가. 꽃이 지지 않으면 결코 열매를 맺을 수 없고 지는 꽃은 욕심이 없다. 이따금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창가의 나무를 바라본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지며 꽃 한송이 피우기 위해 춘하추동 사계를 말없이 견뎌 온 자연의 이치를 생각하게 한다.
거친 사막에 사는 선인장과(科) 식물은 일생에 한번 꽃을 피우는 것들이 많다고 한다.
비바람 몰아치는 역경 속에서도 인간은 삶의 진지함에 눈뜨고 또 전진하며 살아간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은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이다.
세모는 나눔의 계절이다. 조금만 눈높이를 낮추어 보면 주변과 삶이 달라진다.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열린 마음. 내가 가지고 있는 작은 마음, 물질이라도 나눌 때 인생이 빛나고 값지지 않을까.
이제는 그리스도 사랑 안에서 마음의 밭을 갈고 가꾸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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