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한인사회에서 각종 신분도용 사기가 잇따랐다. 훔친 타인의 이름과 소셜번호로 은행에서 거액의 융자를 받아 잠적하고 셀룰러폰 어카운트를 개설해 마음대로 전화를 사용해 엄청난 금전적 · 정신적 피해를 끼치는 등 많은 한인들이 예기치 못한 ID사기를 당해 고통을 받았다. 신분도용 사기는 아무리 조심해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다이아몬드바에 사는 30대 한인여성 김모씨의 경우 약 한달 전 누군가가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지점에서 2만5,000달러의 융자를 받아 잠적, 이를 수습하느라 아직도 진땀을 빼고 있으며 LA 거주 60대 한인남성 박모씨는 자신의 신상정보가 80만달러 상당의 고급주택을 구입하는데 이용됐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모기지 페이먼트가 연체돼 융자은행이 주택 차압절차에 들어가면서 피해사실을 통보받았다.
20년 넘게 쌓아올린 크레딧에 금이 간 것은 물론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견디다 못해 전문가에게 상담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런가 하면 발렌시아에 사는 30대 가정주부 윤모씨는 지난 1년간 버라이존, T-모빌, 스프린트 등 셀룰러폰 회사 3곳으로부터 “전화요금 2,000달러가 밀려 있다. 페이먼트를 일시불로 당장 납부하지 않으면 컬렉션 에이전시에 보고할 것”이라는 전화를 받고서야 자신이 오픈하지도 않은 셀룰러폰 계좌들의 존재 사실을 알게 됐다.
윤씨는 “어떻게 내 신상정보가 밖으로 새어나갔는지 모르겠다”며 “눈만 감아도 코 베가는 세상”이라고 혀를 찼다. 이같은 신분도용 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신분도용 사기에 대한 완전한 예방책은 없다”며 “언제라도 범죄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평소에 경계심을 풀지 않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효과적인 대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바빠도 최소한 일년에 두번 이상 자신의 크레딧 기록을 점검해야 불상사 발생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인 커뮤니티에 만연하고 있는 신분도용 사기는 한인들에게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는 교훈을 던지고 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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