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라 오가 미 작가노조(WGA) 파업시위에서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재협상 또 결렬… 6주 넘게 해결 난망
TV 및 관련업종 종사자 등 피해 막심
LA 경제 하루 2천여만달러 손실 예상
지난 달 5일부터 시작된 미 작가노조(WGA)의 파업이 지난 10일로 6주째 접어들고 있으나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영화와 TV의 각본을 쓰는 작가들의 노조인 WGA와 영화사를 대표하는 영화 & TV 제작자연합(AMPTP)은 지난 달 말부터 재차 협상에 들어갔으나 양측의 조건이 너무 달라 7일 결렬됐다. 협상이 결렬된 후 양측은 서로 상대방을 비난, 할리웃 사상 가장 추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이렇게 양측의 조건이 다를 뿐 아니라 양 조직간에 감정이 악화하면서 WGA의 파업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WGA의 이번 파업은 디지털시대를 맞은 작가들의 보상이 주요 쟁점.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등 새 미디어를 통한 관객에 대한 오락전달 과정에서 생기는 수익금의 배분을 놓고 양측이 겨루고 있는 것. 양측이 곧 재협상을 시작하지 않을 경우 그 영향은 단순히 영화산업뿐 아니라 이 산업에 의존하는 스튜디오 주변 식당과 세탁소 등 많은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미 이들 사업은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단순히 1만500명의 작가들 외에도 영화와 TV 쇼 제작에 관여하는 각종 근로자들과 배우 그리고 연예 대행업체 직원들 및 스튜디오 사무직원 등 수천명이 영향을 입게 된다. 이미 영화와 TV 쇼를 위해 일하는 분장사와 미용사, 세트 장식가와 소품 전문가 등은 일자리를 잃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지난 9일에는 이 부문 종사자 수백명이 할리웃 거리를 따라 시위를 하면서 파업의 빠른 종식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파업으로 특히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TV 산업이다. 이미 50개 이상의 쇼가 중단됐고 이번 주로 각본에 의존하는 모든 쇼는 완전히 제작이 중단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이 부문 종사자 1만5,000명이 실직을 하게 되고 LA 경제는 1일 2,100만달러의 손실을 입게 된다.
새 에피소드를 방영할 수 없는 네트웍들은 재방영과 스포츠 및 뉴스 프로 등의 방영으로 떨어지는 시청률 때문에 광고주들에게 무료로 광고시간을 줘야 한다. 이로 인한 손실액은 수천만달러에 이른다. 특히 재미없는 프로로 TV를 외면할 세대는 젊은층. 이들이 TV 대신 인터넷과 다른 신미디어 쪽으로 더욱 기울면서 네트웍의 시장 점유율이 대폭 감소될 전망이다.
이미 많은 TV 쇼 제작자와 스태프들에 대한 지불이 중단됐고 대부분 스튜디오들은 간접비를 삭감하고 종업원들을 해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이 레노와 데이빗 레터맨 등 네트웍의 인기 심야 토크쇼 사회자들은 해고된 자신들의 쇼 스태프들의 봉급을 자기 호주머니에서 꺼내 지불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 할 경우 WGA에 내분이 일 가능성도 있다. 일부 고소득층 작가를 제외한 중간 및 저소득층 작가들이 생계에 큰 지장을 받게 되면서 WGA의 단결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WGA가 AMPTP와의 새 3년 계약협상에서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사항은 스튜디오들이 작품을 새 미디어에 배급하면서 번 돈을 작가들에게 너무 조금 준다는 것. 이들은 스튜디오가 TV 쇼와 영화를 웹과 셀폰과 비디오 및 i파드 등 여러 매체에 팔아 챙긴 수익금을 공정히 배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스튜디오측은 이에 대해 아직 인터넷 등 다른 디지털 매체의 경제적 상황이 확실하지 못한 처지에 WGA의 신미디어 지불 요구에 응할 수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AMPTP측은 오는 6월30일에 각기 끝나는 감독노조(DGA) 및 배우조노(SAG)와도 곧 재계약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AMPTP측은 WGA와의 협상 교착상태를 DGA 및 SAG와의 협상 타결로 돌파할 전략을 꾸미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회 전략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SAG는 WGA와 여러 면에서 이해관계가 유사해 이번 WGA 파업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샌드라 오 등 많은 영화 및 TV 배우들이 WGA 파업시위에 동참, WGA의 입장을 지원하고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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