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나누는 연말? 몸 망치는 연말?

술 못 마시는 사람, 술자리 공헌으로…
술 잘 마시는 사람, 특유의 노하우로…

술 권하는 연말이 돌아왔다. 연말연시 크고작은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술. 적당히 마시면 분위기를 돋우고 허심탄회하게 정을 나눌 수 있는 반면 과하게 마시면 몸을 망치는 술.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연말연시 술자리를 이겨낼 수 있을까?

<사례1> H씨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각종 운동에 능하고 체격도 건장해 누구도 H씨가 술을 못 마신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 H씨는 소주 1잔, 맥주 1잔 이상 마시면 심장이 뛰고 몸을 통제할 수 없다는 공포감이 밀려와 견딜 수 없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H씨는 연말연시 각종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술을 마시지는 못하지만 헌신성으로 모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다. 그는 끝까지 술자리를 지키고 술자리가 끝나면 취해서 널브러진 동료, 선후배들을 집까지 데려다주는 ‘도어투도어’ 서비스로 연말연시를 이겨낸다.

<사례2> K씨는 평소에 술을 즐기는 타입이다. 그러나 술에는 장사 없다고 했던가. K씨에게도 연말연시 연이어지는 술자리에서의 과음, 폭음은 쉽지 않다. 각종 행사에 참석하면 어김없이 들어오는 ‘한잔’ 권유에 K씨는 술자리를 이겨내는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는 술자리 전에는 반드시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는 중에는 끊임없이 물을 마신다. 마지막 ‘히든카드’로 테이블 밑 그릇에 남들 모르게 술을 버리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15세 이상 1인당 순수 알코올 소비량에서 슬로베니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서양인의 4%, 동양인의 25%가 알코올 분해효소를 생산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알코올 소비량은 동양인의 선천적인 결함을 극복한 놀라운 수치인 것. 한국 사회는 술 권하기를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다. 회식에서 술잔을 건네는 일은 일종의 ‘예절’에 속한다.

이런 문화 속에서 연말연시에 몸을 망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술자리에서의 음주요령을 소개한다. ▷ 술 마시기 전엔 반드시 식사를 한다. 배가 고플 때 술을 마시면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알코올 분해가 늦어진다. ▷ 안주는 알코올 해독의 에너지원이다. 단백질은 간이 알코올을 해독할 때 중요한 에너지원 구실을 하는데 술안주로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이 적절하게 함유된 찌개 종류가 적합하다. ▷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면 알코올 흡수가 가중된다. 콜라와 사이다 등을 섞어 마실 경우 탄산거품이 섞인 술은 흡수가 빨라 짧은 시간에 혈중 알코올 농도를 높게 만들기 때문에 더욱 해롭다. 술과 담배는 알코올과 니코틴의 흡수를 서로 촉진시키는 최악의 궁합이다. ▷ 음주 후에는 과일쥬스로 알코올을 해독한다. 술을 마신 후에는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고 수분과 당분을 섭취해야 한다. 숙취 해소에는 뜨거운 된장국이나 콩나물국, 미역국, 북어국이 좋다, 또 과당이 있는 유자차나 칡차, 인삼차, 생강차, 비타민이 풍부한 쥬스나 과일 등이 도움이 된다. 과당은 알코올 해독을 돕기 때문이다.

한편 연말연시를 맞아 음주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서니베일시를 비롯한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는 22일 체크포인트를 설치, 대대적인 음주단속을 계획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시도 마찬가지. 일정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산타클라라 카운티와 마찬가지로 체크포인트가 설치돼 연말연시를 맞아 대대적인 음주단속이 있을 예정이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