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계 금융사들 지분 10% 확보 최대주주로
베어스턴스, 나스닥에 이어 미 최대 금융그룹 시티그룹까지 중동계 자본의 손에 넘어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해 악화된 자금사정을 회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결과다. 중동계 자본은 시티그룹의 지분 10%를 확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중국과 중동의 금융회사들과 국부펀드는 미국의 위기를 틈타 ‘저가매수’에 나섰다.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미국 금융사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고유가 덕에 돈은 충분하다. 오히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전환사채 75억달러어치를 발행, 아부다비투자청에 매각키로 했다. 금리 11%, 행사가격 31~37.24달러, 행사기간은 2010년 3월~2011년 9월이다. 뉴욕연방준비은행도 이번 전환사채 발행을 승인했다. 아부다비투자청은 아부다비 정부가 운영하는 국부펀드로 총 운용자본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한다.
아부다비투자청이 향후 전환권(현 주가 29.75달러 기준)을 행사하면 시티그룹의 지분 4.9%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 최대주주인 사우디 왕자 알 왈리드 빈 탈랄이 보유한 지분까지 합하면 중동계 자본이 시티그룹 지분을 10% 가까이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아부다비투자청이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돼 있어 시티그룹의 경영에 간섭을 받지는 않겠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적지 않다.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중동을 지배해 온 미국이 정작 자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시티그룹의 지분을 헐값에 팔아치운 것이다.
아부다비투자청 투자매니저 쉐이크 아흐메드 빈 자예드 알-나히안은 “시티그룹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며 이번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티그룹은 이번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일단 최악이었던 재무구조에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됐다. 현재 시티그룹의 자기자본 비율은 기준치인 7.5%에 미달하는 상태다. 시티그룹은 내년까지 이 비율을 7.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아부다비 정부는 미국 고가품 전문 백화점인 바니스 뉴욕을 인수했으며 미국의 대표적인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 그룹의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