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씨가 LA를 떠난 직후 강형돈 아시아나 항공 LA공항 부지점장이 김씨 탑승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난감한 표정으로 답변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탑승 확인해달라”실랑이에 경찰 출동
◎…김씨의 출국 사실은 LA 시간으로 15일 정오가 조금 지나서야 한국 검찰이 출입기자들의 휴대전화로 ‘김씨가 미국을 떠났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알려왔다. LA 국제공항 탐 브래들리 국제선 터미널에서 이날 아침부터 진을 치고 기다리던 50여명의 취재진들은 일순간에 허탈감에 빠져 그 자리에 주저 앉는 모습도 보였다.
◎…김씨가 오후 12시10분발 아시아나항공 OZ 201편에 막판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되자 취재진들은 아시아나 항공 공항 지점으로 달려가 명단 확인을 요청하며 직원들과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다. 이과정에서 항공사측은 공항경찰에 도움을 요청, 경찰관 6~7명이 긴급출동해 취재진의 사무실 접근을 통제하는 등 한동안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김씨가 막판에 탑승한 아시아나항공 OZ 201편에는 취재진 가운데 SBS 방송 LA 특파원과 MBC 방송 직원 1명만이 탑승에 ‘성공’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경쟁사인 KBS 방송 취재팀은 허탈해 하는 표정이었다. KBS 취재팀은 김씨가 탑승한 항공편 티켓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이륙 직전 자사 기자의 탑승을 취소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한탄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연방수사기관 요원으로 보이는 남성 2명이 출국 터미널이 아닌 입국 터미널 환송 구역에 나타나 국제선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돼 김경준씨의 출국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이들은 연방 국토안보부 산하 국경수비대 마크가 새겨진 차량에서 내린 수사관 2명과 만나 환송구역을 통해 국제선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 환송구역 내 한 공항직원은 “연방 수사관들은 주로 입국 터미널 환송구역 내 통로를 통해 출국 터미널 안으로 들어간다”고 전했다.
SBS는 비즈니스 티켓을 구입해 가장 먼저 수속 절차를 밟았으며 한번 탑승한 이후에는 내릴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단독 동승취재의 행운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날 유달리 승객 명단 보안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최동규 LA공항지점장은 승객 명단 확인을 요청하는 취재진들에게 “본사로부터 절대 승객 명단을 확인해주지 말라는 지침을 전달받았다”며 모르쇠로 일관했고 김씨가 탑승했다는 검찰의 발표가 나온 뒤에는 일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또 강형돈 공항 부지점장은 이날 오전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한국에서 온 호송팀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떠난후 모습을 드러낸 강 부지점장은 “김씨 탑승 사실을 확인해줄 수 없다. 검찰에 확인해보라”고 답변해, 본사에서 내려온 보안 지침이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짐작케 했다.
<정대용·심민규·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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