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자 뛰자 뛰자꾸나
공과 함께 뛰자꾸나
2008시즌 SV리그 첫선 위한 한인어린이 축구교실
토요일 낮 쿠퍼티노하이, SV한국학교 특별활동 겸
발로 힘껏 공을 찬다. 맞은 공은 가만 있는데 때린 발이 뒤뚱거린다. 머리를 감싸쥐거나 하늘을 쳐다보며 아쉬워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개는 제가 먼저 우스워 웃는다.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아이들도 대개는 까르르 웃음보를 터뜨린다. 간간이 구령을 넣어가며 아이들의 움직임에 안테나를 고정시킨 문동일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난다. 다 그런 건 물론 아니다. 공이 발에 착착 감기는 솜씨제법 아이들도 눈에 띈다.
지난 3일(토) 점심시간쯤, 쿠퍼티노 하이 운동장. 북가주 한인사회에 제대로 된 어린이 축구팀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기초공사 실전연습이 이뤄지는 현장이다. 실리콘밸리한국학교(교장 허준영) 특별활동 일환이기도 한 토요일 낮 축구수업은 12시쯤부터 1시간 내지 1시간30분가량 이어진다.
슬렁슬렁 이삼십분 지났나 싶은데 열살 전후 남녀 열댓명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옷깃으로 땀을 훔쳐내는 아이들도, 반팔 티셔츠 위에 편가름을 위해 나눠입은 녹색조끼 분홍조끼로 부채질을 하듯 휘휘 저어보는 아이들도 있다.
휴식!”
문 감독이 큰 소리가 나게 박수를 치면서 쉬는 시간을 알리자마자 너댓명은 공을 다툴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운동장 옆 스탠드로 뛰더니 물병을 치켜든다. 벌컥벌컥. 발을 질질 끌며 걸어가 물로 목을 축이고는 가방을 뒤져 단팥빵을 먹느라 혼이 팔린 아이들도 있다.
“자, 다시!”
기념촬영(사진) 뒤 조끼색깔로 편가른 미니게임. 공을 따라 이리 뛰고 저리 엉킨다. 고함도 나오고 몸싸움도 제법 벌어진다. 내 편 네 편 없이 아무렇게 차는 경우도 있지만 혼전중에도 내 편 또래에게 밀어주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렇죠. 어렸을 때부터 단체운동을 하면 저런 협동정신이 알게 모르게 몸에 배이게 됩니다.이기고 지는 것보다 저런 게 훨씬 소중하고…”
문 감독과 홍승환 주무 등은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토요일 한낮의 어린이 축구한판을 지켜보며 연신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렇다고 축구놀이 자체가 목표의 전부는 아니다.
“내년에는 실리콘밸리 (연령별) 스프링리그부터 출전할까 해요. 그러자면 1월이나 2월까지는 멤버를 구성해야 되는데 더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여기(실리콘밸리) 리그 사무실에 가봤더니 어린이팀만 수십개나 되더라고요.”
프로축구 초창기 때까지 선수생활을 했던 문동일 감독은 또 “실리콘밸리한국학교 학생이 아니라도 이 축구교실에 들어올 수 있다”며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축구수업 효과에 대해서는 굳이 문 감독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
“너무너무 재밌어요. ”
물과 빵을 사이좋게 나눠먹던 노경진(10세) 노경민(7세) 자매도, 실컷 물을 마신 뒤 스탠드에 두 다리를 뻗고 있던 양동경(9세) 군도, 다른 어린이들도 숨을 몰아쉬면서도 모두들 신나는 표정이었다. 어린이 축구교실에 대한 문의는 문동일 감독(408-449-8546)이나 홍승환 주무(408-476-1474)에게 하면 된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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