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을 연 LA 다운타운 노키아 극장에서 오프닝 공연으로 전설적인 록그룹 ‘이글스’의 공연이 있었다.
6일 동안 계속된 공연은 매일 7,100석의 좌석이 매진되면서 4만2,600장의 티켓이 공연시작 수주 전에 모두 팔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노키아 극장은 며칠간의 이번 오프닝 공연으로 티켓 수익으로만 9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개인적으로 이글스에 관심이 많았던 기자가 노키아 극장 홍보실에 취재를 위한 티켓을 요청했지만 “미안하다”는 짧은 답만 돌아올 정도로 이번 공연의 티켓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이었다.
이와 같이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입장권들이 세상엔 많지만 그 중 가장 구하기 어려운 것은 어떤 티켓일까?
위스콘신 작은 도시인 그린베이에 적을 두고 있는 NFL 풋볼팀 패커스(Packers)의 시즌티켓이 아닐까 한다. 이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지금 ‘웨이팅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으면 오는 3074년에야 티켓을 받아볼 수 있다. 2074년이 아니고 3074년이다.
지난달 현재 7만4,659명의 이름이 리스트에 올라있는데 매년 70개 정도의 티켓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리스트상 모든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고 티켓을 기다린다면 31세기나 되어야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린베이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먼저 패커스 시즌티켓 웨이팅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팬들도 많다. 사실 지난 1970년 아버지에 의해 태어나자마자 티켓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던 아들이 올해 처음으로 티켓을 구입한 예도 있다.
이렇게 구하기 어려운 티켓들도 많지만 훌륭한 수준의 공연이나 전시회 등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 또한 남가주에는 많다.
이번 주말(11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료 ‘청소년 뮤직 페스티벌’이 그중 하나인데 남가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 오케스트라들이 대거 출연해 관객들에게 수준급 음악을 선사한다.
이밖에도 현재 게티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을 대표하는 초현실 사진작가 에드워드 웨스턴의 사진전도 무료 관람이라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전시회의 수준이 높아 꼭 한번 가볼 만한 이벤트이다.
남가주에 있는 주요 박물관들도 매월 한 차례 정도 무료 입장일을 정해 놓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관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가을, 아름다운 챔버 음악이나 가슴 깊은 곳에까지 와 닿는 작품 세계와 만나기 좋은 계절이다. 그동안 불경기에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 쌓였던 문화생활 포기의 한을 무료 공연과 전시회장에서 푸는 것은 어떨까?
백두현 / 특집 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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