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두 편이다. 신인 정민진은 엄정화의 상대역으로 등장했던 SBS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과 KBS 2TV <드라마시티> ‘아인슈타인의 사랑’을 통해 연달아 안방극장 연착륙에 성공했다.
<칼잡이 오수정>에서 오지호의 친구로 엄정화의 상사로 등장해 능청스런 연기를 보여줬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사랑>에서 룸메이트의 기회를 빼앗는 야욕에 찬 모습도 제대로 각인시켰다.
정민진은 미국 LA로 이민을 떠난 지 꼭 1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대개 이민자의 2세들이 현지에서 직업을 구해 터를 잡는 것과 달리 정민진은 배우의 꿈을 품고 ‘유턴’을 결심했다. 그 역시 원래는 사운드 엔지니어가 인생의 목표였다. 음악이 좋았고 그것을 직업으로 삼고 싶었다. 막상 현실은 달랐다.
좁은 스튜디오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한 음악만을 듣고 또 듣는 게 힘들었다. 정민진은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성격인데 과연 사운드 엔지니어가 적성에 맞을지 의심이 들었다. 미치도록 좋아한다고 해서 직업을 삼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취미생활이었을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고민에 빠져있는 아들을 그냥 봐줄 수만 없었던 정민진의 어머니는 어느날 포스터 한 장을 내밀었다. 한 극단의 오디션 포스터였다. 일찍이 아들의 예술적 끼를 발견한 어머니의 제안이었다. 때마침 연락이 뜸했던 친구로부터 연극의 단역에 참여할 것을 제의받았다. 정민진은 반신반의하며 대사없는 ‘인간 조각’으로 출연했다.
이 일을 계기로 LA 지역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며 한국 배우들과 친분도 쌓았다. 대선배 오현경의 격려는 한국행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정민진은 앞으로 내 갈 길이 무언지 확실하게 깨닫게 됐다. 무대에 설수록 마치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 자유로웠다. 기본을 더 쌓기 위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다닌 할리우드연기학교에 들어가 연기 테크닉을 배웠다고 말했다.
정민진은 배우로서 본받을 이상형도 세웠다. 교포 출신으로 한국에서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김윤진이다. 모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뒤 할리우드로 넘어가 태극기를 꽂겠다는 생각이다.
정민진은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은 <로스트>를 통해 김윤진 선배는 할리우드 배우로 자리를 잡았다. 나 역시 한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는 게 순서라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남들과 다른 연기를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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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현아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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