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양강구도’ 전략, 李측 단일후보 되면..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정동영은 마주치려 하고, 이명박은 외면하려 하고….
지난 15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정동영(鄭東泳) 후보와 한나라당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후발 주자이면서 여론지지율도 뒤처져 있는 정 후보는 토론회 등 각종 행사에서 가급적 이 후보와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 `양강 구도’를 굳히려 하는 반면 정 후보의 상승세를 경계하는 이 후보는 아직 범여권 단일후보가 아닌 정 후보와 같은 반열에 서는 것을 꺼리면서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인 셈.
18일 세계지식포럼 기조연설에서 두 대선후보는 정 후보의 대선후보 확정 이후 처음 조우했지만 어색한 듯 짧은 인사만 나눴다.
당초 두 후보의 기조연설 시간이 30분 차이가 나 만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조금 일찍 도착한 정 후보는 행사장에서 나오던 이 후보를 잠시 기다렸다가 다가가 악수를 청하자 이 후보는 다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몇시간 후 열린 전국여성대회 행사에는 이 후보가 다소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만남은 불발됐다. 이에 대해 정 후보측 관계자는 이 후보가 정 후보를 의식해 연설순서를 뒷쪽으로 바꿨다고 주장했으나 이 후보의 측근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부인했다.
다음날인 19일 중앙선관위가 대선주자들을 초청해 개최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협약식’에는 정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등이 참석했지만 이 후보는 다른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정 후보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에게 국정감사에 함께 나가 검증을 받자고 공개제안하기도 했으나 이 후보는 아예 묵묵부답인 상황.
정 후보측은 또 이 후보와의 `맞짱 TV토론’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후보측은 범여권 단일후보가 되기 전까지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일간지는 정, 이 두 후보간의 대담을 기획했으나 이 후보측이 난색을 표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 후보측 핵심관계자는 이 후보가 TV토론 등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도덕성과 부패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국민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어떻게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 후보가 이 후보에게 `밤샘 TV토론을 하자’, `국감에 함께 나가자’고 애원하는 것은 1등 후보와 더불어 지지율을 올리자는 뻔한 셈법이라며 싸움을 해도 체급이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후보가 본선에 올라올지도 불투명하다면서 이인제, 문국현 후보와 먼저 토론하고 경쟁해서 이긴 뒤 링에 올라오라고 말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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