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받고 싶으면 대접하라”
현재 상영중인 기업 스릴러 ‘마이클 클레이턴’(Michael Clayton)에서 자신이 소속된 거대 로펌의 구린 일들을 뒤처리하는 ‘픽서’(Fixer)로 나온 조지 클루니(46)와의 인터뷰가 지난 9월 토론토영화제 기간에 포시즌 호텔에서 있었다. 소금과 후춧가루 색깔의 머리와 수염을 한 클루니는 대단한 익살꾼이라는 소문답게 시종일관 농담을 섞어가며 질문에 답했다.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대인기술을 갖춘 사람이었다.
-당신은 영화에서 픽서(고치는 사람)로 나오는데 실제 당신의 삶에서도 친구 및 개인 관계가 고장 났을 때 이를 잘 수선하는가.
“난 문제해결에 능숙한 사람”
▲난 관계 수선에 매우 능하다. 친구들이나 스튜디오에 문제가 생길 때면 내가 나서 “오케이, 뭐가 문제지”라면서 “우리 모두 앉아서 얘기해 보자”며 문제를 풀어나간다. 나는 내 개인 관계의 문제만 제외하고는(웃음)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수선하는데 매우 능숙하다.
-당신은 스타이자 제작자요 또 감독인데 감독과 연기를 동시에 할 때 어떻게 양자 균형을 맞추는가.
주연-감독할 땐 힘들지만 즐겨
▲오는 12월에 개봉될 1920년대 프로풋볼에 관한 로맨틱 코미디 ‘레더헤즈’(Leatherheads)는 내가 감독하고 주연한 영화인데 내가 나 자신을 감독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건 끔찍한 직업이다. 나 자신을 개인적이 아니라 나 밖에서 관찰해야 하는 복잡한 일이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난 그 것을 즐긴다.
-당신이 최근 칠레의 미녀 수퍼스타 바렐라와 광고필름에 나온 후 당신과 바렐라가 연인 사이라는 소문이 나도는데.
바렐라와 연인 사이? 천만에
▲바렐라는 정말 아름답고 상냥하고 멋진 재능인이다. 난 그 여자를 좋아했다. 그러나 내가 바렐라와 로맨스를 꽃 피웠다는 풍문이 어떻게 해서 나왔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바야흐로 미국은 대통령 선거전 초입에 들어섰는데 당신은 누구를 지원하며 또 의회의 이라크전쟁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버락 오마바 열렬한 지지자
▲버락 오바마의 열렬한 지지자다. 그는 카리스마가 있는 용감한 사람이다. 나는 민주당원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 지금 공화당이 죽을 쓰고 있는데도 이번 선거에 민주당이 이기지 못하면 그 건 순전히 우리가 멍청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의회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뒤집을 충분한 표를 갖지 못해 수갑이 채인 상태다. 그리고 부시는 퇴임을 얼마 안 남긴 이제 와서 자기 코스를 변경하지 않을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는 행정부의 매우 위험한 마지막 해에 들어 와 있다. 부시를 탄핵하고 싶지만 그러면 딕 체니가 대통령이 될 테니 부시는 직장 잃을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당신은 배우이자 인도주의자인데 유명 인사라는 것이 인도적 일을 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가.
문제 꿰뚫어 상대방 설득해야
▲사람들은 배우를 멍청이로 보는 수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연기 아닌 다른 일을 할 때면 공연히 그 걸 깔아뭉개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문제에 있어 그 누구보다 더 정통해야 한다. 상대와 맞서 토론으로 그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일도 그런 의미에서 위험한 일이다.
-40대 중반인 마이클 클레이턴은 자신이 생에서 이뤄 놓은 것이 없다고 느끼는데 역시 40대 중반인 당신도 그런 느낌을 가진 적이 있는가.
이제 시작, 연기보다 각본 쓰고파
▲아직 난 이뤄 놓은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할 일이 태산 같다. 난 지금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난 연기보다 창조적인 감독과 각본을 쓰는 것을 즐긴다. 나는 자기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돌봐 주고 싶다. 그것이 보다 흥미 있게 삶을 사는 방법이다.
-영화에서 대기업과 정치는 모든 면에서 썩은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 영화를 만들면서 그런 면에서 뭔가 새로운 점을 배운 것이 있는가.
정부-대기업 불신풍조 해소 못해
▲나는 정부와 대기업을 불신하는 시대에 자랐다. 우리는 그 때 모든 것에 도전했다. 워터게이트는 정부 불신을 확인해 준 정점이었다. 그런데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 사람들은 9.11 전만 해도 자신과 자기 가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든 다른 일에 대해서 오불관언이었다. 영화 ‘네트웍’에서도 말했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대기업이다. 그것이 늘 나쁜 일만은 아니다. 대기업을 책임 있는 사람들이 이끈다면 때로 그것은 좋은 일이기도 하다.
-아버지 될 생각은 없는가. 당신 어머니는 손자를 두고 싶어 하지 않는가.
“아이 낳을 생각 없다”
▲난 당신들 모두를 갖고 있는데 왜 아이를 원한단 말인가. 당신들과 나는 늘 같이 있지 않는가. 난 현재 매우 행복하다. 내겐 좋은 친구들과 훌륭한 가족들이 있다. 난 어떤 계획도 없다. 난 그저 나와 내 친구들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 것이 될 수 있을까를 헤아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 엄마는 할머니라고 불리길 원치 않는다. 그러기엔 너무 젊어 보인다.
-당신은 천의 얼굴을 가진 사람인데 당신의 삶에 있어서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정말 결혼해 아이를 갖고 싶다(웃음). 궁극적 목적이란 죽기 전에 뭔가 시도해 실제로 그 결실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이 세상에 왔을 때보다 나은 것을 남기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우리가 여기에 도착했을 때보다 못해졌다. 그러니 내 목적이란 이루기가 거의 불가능한 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영화 제작은 결코 미천한 일이 아니다. 나는 아이는 없지만 영화가 있다. 내 나이인 46년보다 오래 남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내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작품을 만들어 버젓한 유산을 남기는 것이 내 궁극적 목표다. 내가 한 일에 의해 내 자신이 평가 받고 싶다.
-당신은 예의 바른 신사인데 예절 바르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자랑스런 영화 만들어 유산으로
▲당신이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갈수록 점점 더 조야해지고 있다. 불친절이 온 나라에 만연한 상태다. 요즘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으면 안 돼 타인에 대한 모욕도 서슴지 않고 해댄다. 배우인 나는 길에서 그런 경우를 당하는 때가 있다. 난 배우니까 그걸 개의치 않지만 그런 일이 내 친구와 가족에게 일어나는 것은 가슴 아픈 사실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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