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나’, ‘지상에서 영원으로’ 등에 출연했던 영국 여배우 데보라 커가 사망했다고 그의 대리인이 18일 밝혔다. 향년 86세.
커는 말년에 파킨슨병을 앓아왔으며, 가족이 있는 잉글랜드 서퍽주에서 16일 세상을 떠났다고 대리인 앤 허튼은 밝혔다.
1921년 스코틀랜드 출생인 커는 발레리나 훈련을 받은 후 지역 연극 극장에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고, 제2차 세계대전 중 병사 위문 공연에 참여했다.
커는 1950년대 버트 랭카스터, 캐리 그란트, 로버트 미첨 같은 미남배우와 함께 할리우드의 간판 여배우로 전성기를 누렸다.
1953년 전쟁영화의 고전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 커와 버트 랭카스터가 해변에서 나눈 키스신은 영화사상 가장 뛰어난 키스 장면으로 영화팬들에게 각인돼 있다.
1956년 ‘왕과 나’에서는 샴왕 역을 맡은 대머리 배우 율 브리너와 사랑에 빠지는 영국인 가정교사 역할을 맡아 깊은 인상을 주었다.
1941년 ‘위대한 바버라’의 단역으로 영화계에 이름을 알린 커는 순결한 이미지의 수녀로부터 뇌쇄적인 매력의 007 본드걸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캐리 그란트와 함께 불운한 연인으로 출연한 ‘러브 어페어’(1957), 히말라야 오지의 한 마을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순결한 이미지의 수녀로 나온 ‘검은 수선화’(1947) 등도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커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6번 후보로 지명됐으나 아쉽게도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1994년 영화산업에 끼친 공로를 인정받아 아카데미 명예상을 받았고, 1997년에는 여왕으로부터 CBE 작위를 받았다.
커는 스위스에서 살다가 병세가 악화된 후 잉글랜드로 돌아와 가족 근처에 살았다.
유족으로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남편 피터 비어텔과 두 딸, 3명의 손자가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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