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주정꾼이었고, 동생은 저축을 해가며 사는 착실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수년 후 형은 부자가 되고 동생은 빈털터리가 됐다.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가능할까.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쌓아 놓은 빈 술병 값이 치솟았다. 모아 놓은 돈은 종이 값도 안됐고. 한 달에 물가가 무려 3만% 이상 뛰었다고 한다. 그런 20년대 초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전해진 얘기다.
세계 최악의 통화는.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한 나라의 화폐다. 하루가 다르게 돈 값이 떨어지니까.
포린 폴리시지는 그런 나라로 아프리카의 짐바브웨, 이라크, 베네수엘라, 그리고 북한을 꼽았다. 하나 같이 경제가 가장 불안정한 나라다. 따라서 환율도 불안정하다.
국민들이 자국의 화폐를 돈으로 보지도 않는 정도로, 이 나라들의 화폐는 존재가치조차 무의미해졌다고 한다.
북한의 원화를 보자. 김정일의 생일인 2월16일을 기념해 1달러를 2.16원으로 묶은 고정환율제를 실시해 왔다. 그 환율은 경제 실정과 동떨어진 것, 따라서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조정된 공식 환율은 1달러 대 149원이다. 그러나 장마당에서 통용되는 환율은 3,000원에 가깝다. 이것이 의미하는 건 뭘까. 살인적인 인플레에 상상을 절하는 생활고다.
쌀값만 예를 들어보자. 지난 5년간 킬로그램 당 44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다. 2,300%의 인플레다. 급료는 그러나 제자리걸음이다. 때문에 노동자의 한 달 봉급으로는 쌀 2킬로그램을 사는 것이 고작이다.
이런 북한이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북한판 마셜 플랜을 실시하면 가능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의 주장이다. 천만의 말씀. 현 체제가 지속되는 한 희망사항일 뿐이다. 한 러시아 전문가의 지적이다. 북한에서는 중국식 개혁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게 그 전제다.
체제유지야 말로 생존의 기본조건이다. 북한의 집권 엘리트들의 입장이다. 중국식 개혁·개방을 하면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것은 주민 감시체제의 이완이다.
그렇게 될 경우 북한 주민은 잘 사는 한국이라는 실체를 명확히 알게 된다. 그 경우 북한 정권의 정당성, 존재 이유가 사라질 위험이 커진다는 것.
자신의 이익을 냉철하게 계산하고 있는 평양의 집권계층이다. 그런 그들이 정치적 자살인 개혁으로 나갈 수 없다는 지론이다. 말하자면 스탈린식 정책을 계속하는 한 북한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지적이다.
어느 주장이 맞을까. 경제지원 확대가 주 의제가 된다는 2차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돼 던져보는 질문이다. 어느 전망이 과연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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