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플레밍, 서머싯 몸, 다니엘 데포.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영국의 작가다. 맞다. 플레밍은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작가로 유명하다. 몸 역시 영국이 자랑하는 문호다. 데포는 ‘로빈슨 크루소’란 명작을 남겼으니.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셋 모두 스파이 활동과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플레밍이 2차대전 때 영국 첩보원으로 활약했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몸이 영국의 첩보원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생전에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사후에 널리 알려졌다.
데포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17세기 영국의 작가로만 알고 있다. 그는 그러나 사실에 있어 영국 첩보기구의 창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예혁명으로 뒤숭숭하던 17세기 말 윌리엄 3세의 편에 서서 이른바 ‘영국의 적’들과 첩보전을 주도한 장본인이 바로 데포다.
스파이는 5,000년 전부터 존재해 온 직업으로, 성서에도 스토리가 나온다. 모세가 가나안 땅 정찰을 위해 여호수아와 눈 등 12명을 보낸 것이 그것이다. 때문에 스파이의 창시자는 모세라는 견해도 있다.
보다 근대적 의미에서 스파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나라는 영국이다. 그만큼 스파이의 역사도 장구하고 작가에서 승려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고 할 정도의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영국의 스파이로 첩보활동을 해왔다.
스파이에게는 불문율이 있다. 철저한 함구다. 정체를 드러내면 그 즉시 스파이로서는 의미를 상실한다. 첩보활동이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일이다. 또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게 어떤 흔적도 남겨서는 안 된다.
이런 스파이기에 그들에게는 친구가 없다. 오직 국가를 위해 일할 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세운 공도 철저하게 비밀에 가려진다. 말 그대로 음지에서 행할 뿐이다.
스파이 중의 스파이, 한국의 그 스파이마스터가 구설수에 올랐다. 아프간 피랍 한인 인질석방의 현장 지휘자였음을 스스로 밝힌 행보를 보여서다.
30여년을 정보계에 몸담아 왔다. 그런 그가 음지를 박차고 양지로 나왔다. 전 국민의 관심사였던 인질석방의 주역이 다름 아닌 자신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겠노라고 작심이라도 한 양.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자신도 주체 못하는 노출증세 탓인가, 아니면 뭔가를 과시하겠다다는 계산된 행동인가.
아무래도 과시욕 쪽 같다. 뭔가 정치적 노림이 있는. 청와대가 그의 튀는 행보를 감싸고 나섰다. 게다가 본인의 정치입문 설이 파다하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비밀은 무덤까지’- 스파이의 좌우명이 ‘정치 과잉’의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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