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월드챔피언십 남자 100m에서 우승한 타이슨 게이가 미국깃발을 들고 트랙을 돌며 환호하고 있다.

미국의 타이슨 게이(25)가 육상의 꽃인 100m에서 세계챔피언으로 등극했다.
26일 일본 오사카의 나가이스테디엄에서 펼쳐진 200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게이는 9초85에 골인, 데릭 앳킨스(바하마·9초91), 아사파 파월(자메이카·9초96)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5번 레인에서 뛴 게이는 전반 레이스에서 세계기록(9초77) 보유자인 파월에 뒤졌지만 중반부터 폭발적인 스퍼트로 파월을 추월해 역전극을 이뤄냈다. 9초77의 세계기록을 세 차례나 찍은 파월은 막판 스피드가 급격히 처지면서 앳킨스에도 0.05초 뒤져 3위에 그쳤다.
1987년 대회 칼 루이스(미국)와 벤 존슨(캐나다)이 펼친 ‘세기의 대결’을 떠올리게 한 이날 레이스에서 기대했던 세계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게이의 기록은 그 자신의 올해 최고기록(9초84)에도 0.01초 뒤진 것. 게이와 파월은 모두 올해 무패행진을 이어왔고 시즌 1, 2위 기록을 나란히 갖고 있었지만 최후의 승자는 게이였다.
지난해까지 만년 2위에 머물렀던 게이는 그동안 파월과 맞대결에서 당했던 5전 전패를 수모를 가장 큰 무대에서 깨끗하게 설욕하며 현역 최고의 스프린터로 떠올랐다. 세계기록 보유자임에도 불구,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패를 거듭했던 파월은 이번에도 금메달에 실패, 무관의 제왕으로 남는 불운을 맛봤다.
지난 6월 세계기록보다 빠른 9초76을 찍었으나 당시 이로써 올해의 상승세가 반짝 돌풍이 아님을 입증했다. 올해 200m에서도 역대 두 번째로 빠른 19초62를 기록한 게이는 30일 200m 결승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