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자신이 사는 주택가에 낙서를 하는 10대 청소년들을 저지하려던 50대 여성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애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낙서행위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16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LA 다운타운에서 동남쪽으로 약 14마일 떨어진 인구 6만3천명의 피코 리비에라시에서 어머니와 딸을 모두 이웃에 두고 살던 마리아 힉스(57)씨가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 10일 저녁.
당시 힉스씨는 인근 위티어에 살고 있는 자매를 만나고 돌아오던중 자신의 집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 한 청소년이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 주택의 벽에 낙서를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고 곧바로 타고 있던 승용차의 경적을 울리면서 전조등을 켜 낙서행위를 중지시켰다.
이어 힉스씨는 차를 몰아 달아나는 청소년을 뒤따라가고 있을 때 갑자기 다른 차량이 달려와 앞을 가로막고는 총을 난사했으며 머리 뒷부분에 총상을 입은 힉스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중 13일 숨졌다. 로스앤젤레스 셰리프국은 수사에 착수, 힉스씨를 살해한 16~19세의 범인 3명을 15일 체포하고 달아난 2명을 수배한 상태다.
주민들은 15일 저녁 범인들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도 못하고 힉스씨를 애도하는 촛불 기도회를 가졌고 힉스씨 집 주변에는 추모의 꽃다발이 쌓이고 있으며 남가주 전역에서는 점증하고 있는 낙서 및 갱단 관련 공공시설 파괴행위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로스앤젤레스시의 경우 지난 한해동안 길거리와 공공건물 등에 쓰인 낙서를 제거하는 전담반을 편성, 모두 2천700만 평방피트의 낙서를 지웠으며 이는 2005년의 2천100만 평방피트보다 600만 평방피트가 늘어났다는 것.
경찰은 과거 1980년대와 1990년대만 해도 낙서행위자들이 갱단과 연계되지도 않았고 그다지 폭력을 행사하지도 않았지만 최근에는 갱단과 깊이 연관돼 영역을 표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으며 12세 소년이 총격을 가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상당수가 총기류를 소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철저한 대책이 없을 경우 언제든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건의 범인들이 낙서를 한 집의 주인인 리처드 모랄레스(60)씨 등 주민들은 내 아내가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며 올바른 일을 하려다 희생되는 일이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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