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야기된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확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보다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ECB가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의 펀드 동결로 유럽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불거진 지난 9일 이후 선제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연일 금융시스템에 투입해 시장을 안정시킨 것을 소개하면서 전통적으로 금융위기에서 미 FRB를 돕는 역할을 했던 ECB가 이번에는 FRB에 쏟아져왔던 ‘스폿 라이트’를 훔쳤다고 보도했다.
ECB는 지난 9일 BNP파리바 문제로 콜금리가 뛰자 기준금리 4%에 무제한으로 돈을 풀기로 하고 950억유로(1천290억달러)를 가장 먼저 시장에 긴급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10일 610억유로(875억달러), 13일 480억유로(650억달러)를 투입한데 이어 14일에도 77억유로(104억달러)를 추가로 방출하는 등 9일 이후 2천억유로 이상을 투입함으로써 단일시장 개입규모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 FRB도 9일 240억달러, 10일 380억달러, 13일 20억달러 등 이 기간 총 640억달러를 금융시스템에 공급,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대의 유동성 지원에 나섰으나 ECB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중앙은행들의 이같은 개입이 위험한 투자에 나섰던 헤지펀드나 금융기관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발 신용경색이 유럽시장에 더 크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ECB의 이런 처방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유럽의 금융시장이 경색되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이같이 대규모 자금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대응하는 것 외에는 선택할 방법이 없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런던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에릭 닐슨은 ECB가 이렇게 대응하지 않고 구조적인 위기를 맞았을 경우 ECB는 이에 대한 비난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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