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내 한 지상사 주재원으로 나온 김모씨(36) 가족은 4년 예정인 미국 체류기간에 100회 이상 여행을 할 계획을 세웠다. 매주 주말을 앞두면 여행지를 선정하느라 즐거운 걱정을 한다.
미국에 있는 동안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영어를 실질적으로 배우는 것도 큰 득이 되지만 가장 중요한 얻음은 드넓은 땅에 넘치는 관광자원을 답습하는 것이라고.
여행 경비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베스트 웨스턴 모텔 체인 등의 30% 디스카운트 회원권을 구입해 사용하고 전기밥통을 트렁크에 싣고 다니면서 냄새 나지 않는 밑반찬으로 끼니를 때운다. 맥도널드와 버거킹의 99센트 햄버거를 질릴 만큼 많이 먹었지만 여행이 주는 즐거움에 비하면 이 정도의 불편함은 아무 것도 아니다.
미국에 들어와 구입한 새 차는 2년만에 마일리지가 7만마일을 넘었지만 가끔 모텔을 찾지 못해 노숙을 해야 할 경우에는 더도 없는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담은 “지난해 북가주로 여행 때 산길을 잘못 들어가 4시간이나 헤매다가 자동차 연료가 떨어져 첩첩산중에서 오도 가도 못할 때 산림국 레인저(ranger)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을 때”라고 김씨는 말하고 “직접 개스통에 연료를 담아와 차를 움직여 주고 큰 하이웨이까지 배웅해 준 레인저의 고마움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미국 내에서 여행기를 책으로 출판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여행의 모든 아름다운 추억은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글로 쓸 필요는 없지 않느냐”면서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벌써부터 개학을 앞두고 ‘백 투 스쿨’ 샤핑에 나설 시기가 됐는데 아직도 올 여름 가족과 여행 한번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바쁜 이민생활에 시간도 없고 특히 요즘 경기가 신통치 못해 경제적인 이유로 쉽게 여행을 나서기 힘들다. 개솔린 가격도 부담된다.
기자도 여행을 좋아하는데 비용을 아끼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인터넷이나 방문객센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텔 쿠폰을 사용하고 캠핑장도 자주 이용한다. 라면은 여행 중 최고의 식량인데 요세미티 티오가 패스의 절경을 즐기면서 아이들과 함께 끓여 먹었던 라면과 ‘짜짜로니’는 6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비용이 부담되어 아직도 여름여행을 떠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배낭에 라면을 준비하고 가까운 주립공원에 텐트를 올리는 것이 어떨까? 아이들의 방학이 곧 끝나기 때문이다.
백두현 / 경제부 차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