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 쇼크’ 확산, 하반기 경제도 더 어두워
잠잠해지는 듯 했던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신용 위기가 다시 세계 금융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자산유동화증권(ABS)에 투자한 펀드 세 개의 환매와 가치 산정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프랑스 최대 은행 BNP 파리바 때문이다.
베어스턴스가 야기한 월가의 서브프라임 공포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 낙관론 설파로 잦아들려는 무렵 등장한 돌출 악재라 투자자들의 당혹감은 더 크다.
BNP 파리바 소식이 전해진 후 유럽 주요국 주식시장은 일제히 하락세다. 상승세를 나타내던 아시아 주식시장도 오름폭을 줄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로 엔 가치가 상승하고 채권 가격도 오르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날 BNP 파리바는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신용 경색으로 펀드 자산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펀드의 자산 가치 평가를 일시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파베스트 다이나믹 ABS, BNP 파리바 ABS 유리보, BNP 파리바 ABS 에오니아 등 BNP 파리바 산하의 3개 펀드의 자산은 27억5,000만유로로 알려져있다. 지난 주 BNP 파리바가 우수한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번 펀드 환매가 갖는 충격이 더 크다.
BNP 파리바는 2분기 순이익이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BNP 파리바의 보두인 프로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가 미친 영향이 완전히 무시해도 좋을 수준(negligible)”이라고 밝혔으나 큰 코를 다치게 됐다. 특히 펀드 환매로 입을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더 키우고 있다.
한편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미국 경제 성장세가 하반기에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9일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 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달 전망치 연율 2.8%보다 0.2%포인트 떨어진 2.6%로 예상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 채무불이행이 늘어나면서 은행이 대출 승인을 줄여, 소비자의 씀씀이가 전보다 더 제약을 받게 됐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니젤 걸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경기 침체가 길어질수록 부작용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목표치 상단에 머무르고 있어 FRB가 조치할 여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