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결의안(HR 121)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후 마이클 혼다(왼쪽 두 번째) 연방하원의원과 이용수(왼쪽 세 번째) 할머니가 워싱턴 DC 의사당 앞에서 한인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를 나누며 축하하고 있다.
미주한인 똘똘 뭉쳐‘역사 한’풀었다
서명·편지보내기 등 민초운동 전개
일본 거센 로비 꺾은 ‘4전5기’쾌거
역사적 논란거리로 남아 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중대한 전기가 마련됐다.
그간 ‘당사국 해결’ 입장을 내세워 미온적 태도를 보여온 연방 하원이 30일 2차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시인과 사과, 역사적 책임을 요구하는 위안부 결의안(HR 12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결의안 통과는 아베 신조 총리 내각이 출범 10개월 만에 29일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한 직후에 이뤄진 것이어서 결의안 처리 무산에 총력전을 펼쳐온 아베 정권에게 또한번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4전5기
최초의 위안부 결의안 처리 시도는 지난해 9월 12일 연방 하원의 레인 에번스, 헨리 하이드 전 국제관계위원장 주도로 이뤄져 국제관계위(외교위 전신)를 통과한 적이 있지만 일본측의 강력한 로비에 막혀 결국 12월 8일 하원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일본계 3세 마이클 혼다 의원이 금년 1월 31일 위안부 결의안을 다시 제출했으나, 처리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3월 1일 “위안부 강제동원 증거가 없으며, 결의안이 채택돼도 일본 정부가 사죄할 의향이 없다”는 발언과 일본측의 로비활동이 오히려 의회의 분노를 샀다.
게다가 2차대전 당시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에 위안부로 끌려가 치욕의 세월을 살았던 네덜란드계 호주인 얀 루프 오헤른(84) 할머니의 증언과 일본군이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령 괌에서도 여성들을 위안부로 강제동원하는데 개입됐음이 미 해군 문서에서 확인됨으로써 결의안 처리쪽으로 급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역사적 의미
이번 결의안은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인하고 있는 일 정부의 부당성을 지적한 미국의 공식 문서로 남게 됐다.
비록 이 결의안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연방 의회가 일본군의 종군위안부 강제 동원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는 점과 역사적 진실을 외면해온 일본 정부에 맹성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제 만행에 대한 역사바로세우기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간 일본 정부는 결의안 채택시 미일동맹 관계를 해치고 미국이 수행중인 대이라크전에도 협조할 수 없다며 강력한 로비를 펼쳤지만 연방 하원 외교위는 이날 양국 관계와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 사건 중 하나’로 규정된 위안부 문제와는 별개 사안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민초운동’ 승리-향후 전망
이번 결의안 통과에는 미국내 한인사회의 숨은 노력이 크게 힘을 발휘했다. 한마음으로 뭉친 미주 한인들이 일본의 거센 반대 로비를 이겨낸 것이다
한인사회가 일본의 몰염치한 처사를 지속적으로 문제삼으면서 미국 여론에 호소하고, 의회를 설득해 온게 주효했다는게 중론이다.
특히 영향력있는 의원들에게 편지보내기 운동과 서명운동, 위안부 할머니 의회 증언, 연방 하원 로비데이 행사,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갔던 김군자, 이용수, 얀 러프 오헤른 할머니들이 연방 의회 사상 첫 청문회 증인 출석 등이 톡톡히 한몫을 했다.
■연방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요약>
1. 일본 정부는 1930년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국가들과 태평양 제도를 식민지화하거나 전시에 점령하는 과정에서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강제로 젊은 여성들을 위안부로 알려진 성의 노예로 만든 사실을 확실하고 분명한 태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사과하고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2. 일본 총리가 공식 성명을 통해 사과를 한다면 종전에 발표한 성명의 진실성과 수준에 대해 되풀이되는 의혹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3. 일본 정부는 일본군들이 위안부를 성의 노예로 삼고 인신매매를 한 사실이 결코 없다는 어떠한 주장에 대해서도 분명하고 공개적으로 반박해야 한다.
4.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가 제시한 위안부 권고를 따라 현 세대와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끔찍한 범죄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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