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수선을 하는 송관식씨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일터에서 ‘올림픽 구두 수선’ 송관식 씨
IMF 좌절 딛고 LA 정착
“내 공간은 작지만 희망 넘쳐”
구두 수선을 한다고 낮게 평가하지 마라. 그의 삶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올림픽 구두 수선’을 운영하고 있는 송관식(46)씨는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구두 수선’은 150스퀘어피트에 불과한 작은 공간. 그는 이 공간에서 한시도 일을 손에서 놓아 본적이 없다. 자타가 인정하는 이 같은 성실함이 바로 그의 행복을 지켜주는 숨은 비결이다.
송씨는 한국에서 20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어엿한 구두 제작 공장의 사장이었다. 그는 “한국의 유수 구두회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구두를 제작, 납품했었으나 IMF로 경영난을 겪은 끝에 문을 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가족들과 함께 1999년 LA에 정착했다. ‘올림픽 구두 수선’에 일자리를 얻어 매월 1,000달러씩 받고 일을 하던 중 2001년 주인으로부터 업소를 인수, 다시 ‘사장 자리’를 꿰차게 됐다.
“나의 가정이 편안하게 사는 길은 한번 찾은 고객을 다시 찾게 하는 것이다. 정확하게 일을 해주면 고객들은 다시 찾아 올 것이다. 오늘만 생각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일을 하자.” 그는 업소를 인수했을 당시 이렇게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국에서 공장을 운영했을 때와 다르게 지금은 일을 끝내면 당장 돈이 들어오는 등 신경 쓸 일이 거의 없다”며 ‘행복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고객들이 돈이 없어 구두 수선을 맡기는 것은 아니다. 신던 신발이 편안하니까 고쳐서 신는 것”이라며 “오랫 동안 구두를 만진 관계로 구두 수선에 관해 많은 경험이 쌓인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달 수입을 묻는 질문에 웃음으로 답했다. 다만 “불경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그의 손길을 기다리며 진열장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구두 200여켤레를 보여줬다.
“부인이 일을 안 해요. 시간에 쫓기는 일이 별로 없지요. 내년에 아담한 집을 장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의 목소리는 낭랑했다.
(213)382-4435
<글·사진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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