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의 일상과 정서
잘 영근 언어로 그려내
<멀미>
미국에 첫발을 내 디뎠던 그 날
공항직원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은
한 나라에 다른 시간이 존재한다는 사실,
상상도 못했던 시차였다
내 머리의 반쪽이 어긋나게 붙어 있는 기분
멀미가 났다
-울엄마는요. 기차를 타도 멀미하고요.
버스를 타도 멀미하고요… 뱅기를 타도 멀미하고요.…
걸어다녀도 멀미해요- 에 화르르 웃었던 기억
‘시차멀미’ 하나 더해졌다
서부, 중부, 동부의 시차 한국과의 시차
몇 해 살았던 영국과의 시차까지
‘따로 또 하나’인 세상에 적응하느라 늘
멀미가 났다
영어와 한국어의 뉘앙스 차이로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에서 일어나는 멀미
‘따로’ 쪽으로 기울어 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멀미가 난다
나를 꼭 붙드는 내가 아프다
마지막 순간이라는 소식을 듣고도 달려가지 못 하고
종내는 숨을 거둔, 사랑하는 사람들
몸은 여기 마음은 거기
그 출렁이는 바다를 생각하면 멀미가 난다
더 아프다
<오 연 희>
시인이며 수필가인 오연희씨가 한꺼번에 두권의 책을 냈다.
시집 ‘호흡하는 것들은 모두 빛이다’와 산문집 ‘시차 속으로’.(창조문학사 간)
지난 5년간 써온 시와 수필들을 따로 묶어 펴낸 책들로 두 권 다 곱고 잘 영근 글들이 진솔하다. 특히 이민자의 일상과 정서가 꾸밈없는 언어들로 표현된 시들이 친근하고 아름답다.
미주 중앙일보 교육 섹션에 게재해온 칼럼들을 모은 산문집 ‘시차 속으로’는 필자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글들로, 자녀 교육에 관하여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
오연희씨는 ‘심상’지를 통해 시 등단, ‘해외문학’을 통해 수필 등단했으며 크리스찬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했고 미주한국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과 산문집의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는 ‘시와 사람들’ 주최, 미주한국문인협회 후원으로 19일 오후 6시30분 가든 스윗 호텔에서 열린다.
문의 (310)938-1621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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