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한인 교회가 ‘영주권을 판매한다’는 기사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 자격 없는 사람들에게 종교비자로 영주권을 신청하게 하면서 교회가 돈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교회가 가짜 증명서도 만들어준다고 한다. 교회의 목사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한국에서 오죽 힘들었으면 이민을 결정했는가. 땅 설고 물 설은 것만도 서럽고 괴로울 텐데 비자기간은 끝이나 암담한 사람들에게 교회가 영주권 장사를 했다니 그런 교회는 마땅히 비난을 받아야 한다.
미국에서 영주권 문제는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일 것이다. 법적 체류신분이 없으면 불안해서 무슨 일을 하던지 손에 잡히지 않아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자녀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마다 괴로움을 당하기도 하고, 사업상 불이익을 당하는 일도 다반사이다.
내가 아는 한 분은 불법 체류자로 시민권자인 한 한인과 동업을 시작했다. 말이 동업이지 시민권자인 한인은 그야말로 이름만 빌려주고 사업 자금과 일은 불법 체류자인 그가 책임을 졌다. 사업은 잘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름을 빌려준 분이 “이 사업체는 내 것이니 이제 그만 나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사업자금의 일부만이라도 되돌려 달라고 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고 그는 결국 사업체를 빼앗기고 말았다.
불법 체류자의 아픔과 약점을 빌미로 영주권 장사를 한 교회, 이들의 약점을 붙잡고 가장 치졸한 방법으로 재산을 빼앗은 합법적 거주자들, 또한 이러한 일에 수수방관했던 우리 모두가 반성을 해야 하겠다.
한진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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