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류언론에서 한인타운 내 개발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와 함께 외형적 확장을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이를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LA 비즈니스저널 최근호는 향후 3년간 10억달러가 투자돼 한인타운을 새롭게 변모시킬 각종 럭서리 콘도와 샤핑센터 등을 상세히 소개했으며, LA타임스와 LA다운타운 뉴스 등에서도 수 차례에 걸쳐 관련 기사가 보도됐다.
타운 내 개발중인 프로젝트 자료를 집계해보면 3년간 완공되는 신규 콘도의 유닛수는 약 2,000여개에 달하며 2010년까지 아파트에서 콘도로 전환하거나 시의회의 승인을 앞둔 프로젝트까지 합하면 3,000여 유닛에 육박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윌셔와 버몬트, 웨스턴, 올림픽 등 타운내 주요 거리에서는 ‘뚝딱뚝딱’ 연일 망치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저마다 최고의 시설과 럭서리를 강조하며 LA의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타운의 변화에 대해 조심스럽게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다.
2년 전 한인타운에 자신의 의류매장을 차렸다고 기뻐하던 한 젊은 사장을 최근 다시 만났다. 그는 “작지만 소중한 나만의 공간이라 기뻤는데 옆에 대형 샤핑몰이 생기면 고객들이 다 그쪽으로 몰려 결국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며 “타운의 개발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한숨소리는 다른 곳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소형 리커, 세탁소, 식당, 미용실 등 이민 1세대들의 생계 유지 수단이자 한인들의 쉼터였던 다양한 공간들을 운영해온 한인 업주들은 타운의 급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30년째 구두 수선집을 운영한 한 사장은 “고객들이야 깨끗하고 깔끔한 매장에서 서비스를 받고 싶겠지만 우리 같은 소매상들은 비싼 렌트가 겁나 대형 샤핑몰의 입주는 엄두도 못 낸다”며 “은퇴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의 개발은 계속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고 한인타운 경제 성장의 기반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개발에 앞서 지금까지 한인타운을 이끌고 지탱해온 한인 1세대들의 노력과 생활터전, 삶의 모습들이 함께 어울려 고른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균형적인 계획들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김진호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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