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개원하면 비즈니스가 잘돼”
ABC뉴스, 팰프리로부터 고객명단 넘겨받아
정부 경제학자·연구소장·저명 CEO 등 포함
팰프리의 ‘직원교육’내용
“가슴과 엉덩이만으론 이 사업에서는 안돼
두뇌와 외모가 따라야 200달러를 받고 그냥
고객과 대화만 나누면 된다고 생각하면 바보”
매춘업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데보라 진 팰프리(50)의 1만명 고객명단에는 과연 누구의 이름이 올라있을까. 워싱턴 정가가 이른바 ‘DC 마담’의 매춘 스캔들로 술렁이고 있다.
아직까지 공개된 이름은 지난 25일 갑자기 사임한 랜들 토비아스 국무부 부장관과 이라크 침공 작전명 ‘충격과 공포’(Shock & Awe)를 고안한 할랜 울먼 전해군사령관 등 두 명 뿐 이지만 팰프리로부터 고객 전화번호 명단을 넘겨받은 ABC뉴스는 조사결과 “부시 행정부의 경제학자, 보수 싱크탱크의 연구소장, 저명한 최고경영자(CEO), 거물 로비스트들, 수 명의 군 관리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입수한 전화번호를 추적해 고객의 신원을 확인하는 역추적 작업을 벌여온 ABC뉴스는 오는 4일 ‘20/20’ 뉴스프로그램에서 취재내용을 방영할 예정인데 이때 이들의 이름을 공개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팰프리는 자신이 ‘파멜라 마틴 앤 어소시에이츠’라는 에스코트 회사 이름아래 1993년부터 2006년사이 100명 이상의 여성을 고용해 섹스와 오럴섹스를 포함한 고급 매춘업을 운영했다는 검찰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만일 성행위가 있었다면 승인한 것이 아니라 하청인들이 자신의 지시와 계약을 어기고 독자적으로 행동한 것이라며 자신의 에스코스 회사는 90분짜리 서비스에 300달러를 지불한 고객들에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성적인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팰프리가 고객명단을 방송사에 넘긴 이유는 ABC방송의 힘을 빌어 전화번호의 주인공들을 밝힌 후 이들 가운데 고위 인사들을 자신의 증인으로 내세우기 위해서다. 팰프리의 고객으로 밝혀진 인사들을 증언대에 세울 경우 이미 사퇴한 토비아스 국무부 부장관처럼 “절대 매춘은 하지 않았다”고 발뺌을 할 것이 거의 분명하기 때문이다. 즉 위증의 가능성이 높은 이들의 증언을 빌어 자신에게 걸린 매춘조직 운영 혐의에서 벗어나자는 전략이다.
그러나 팰프리는 자신의 에스코트 사업이 합법적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매달 ‘직원’들에게 보낸 ‘회보’ 에서는 업무와 관계된 모든 기록과 노트를 없앨 것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서 체포된 “계집”(bimbo)이 멍청하게도 기록을 남겼다며 “당장 데이터를 없애버려라”고 지시했다. 그는 그러나 “뉴스레터”는 보관해 모든 정책과 절차를 지키라고 지시했다.
ABC뉴스에 따르면, ‘DC 마담’은 이들 뉴스레터를 통해 자신을 때로는 “미즈 줄리아”, 때로는 “경영진”이라고 부르며 패션에서부터 워싱턴 교통까지 다양한 주제에 걸쳐 충고를 주고 야단을 쳤는데 1994년 1월호에서는 “의회가 다시 개회한다. 의회가 개원하면 우리 비즈니스가 잘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한 회보에서 “이 사업에서는 젖가슴과 엉덩이만으로는 안되고 두뇌와 세련미, 그리고 외모가 따라주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다른 회보에서는 “200달러를 받고 그냥 고객과 대화만 나누면 된다고 착각하면 한심한 바보”라며 “우리는 사교적인 만남이 아니라 성인 환타지를 판매한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실직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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