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선교회 김창성·유니 선교사 부부(왼쪽과 가운데)가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나눠준 뒤 자원봉사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은호 기자>
김창성 선교사 부부
8년째 ‘이웃 사랑’
매일밤 다운타운서 따뜻한 수프 제공
“노숙자들이 파파·마마라고 불러요”
지난달 30일 오후 8시 LA다운타운 7가와 샌줄리안 교차로. 어둠이 깔리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노숙자 쉼터인 ‘발런티어 오브 아메리카’ 앞에 주차된 흰색 밴 차량 주변으로 100여명의 노숙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시간은 광야선교회 김창성·유니 선교사 부부가 매일 저녁 노숙자들에게 서빙하는 따뜻한 수프로 삶에 지친 몸과 영혼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이들 부부가 만든 수프를 먹는 노숙자는 매일 밤 150여명. 수프가 동이 나면 차를 몰고 골목을 다니며 바나나와 물을 나눠주는 데 그 숫자까지 합치면 부부는 300명에게 천사가 된다.
이날은 북창동 순두부 세리토스 지점 후원으로 노숙자들에게 맛있는 순두부찌개를 서빙할 수 있었다.
이들 부부가 지난 1999년 다운타운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는 노숙자에게 맞기도 했다. 김 목사는 안경이 깨진 적도 있었다. 그런데 부부의 진심을 알게 되자 노숙자는 든든한 비호 세력이 됐다. 그들을‘파파’‘마마’로 부르는 노숙자도 많다.
부부는 원래 해외 선교사로 나갈 계획이었다. 교육 과정의 하나로 다운타운 노숙자를 찾았는데, 끔찍한 노숙자의 밤을 체험하고 이곳을 선교지로 바꿨다. 노숙자 틈에 한인도 눈에 띄었던 게 변심에 한몫을 했다.
“다운타운은 낮에는 천국, 밤에는 지옥으로 바뀝니다. 해 떨어지면 노숙자는 고통에 빠집니다. 마약이나 알콜에 중독된 노숙자는 자기 의지대로 얻어먹지도 못해 더 비참한 밤을 맞죠. 그들에게 먹을 거라도 줄 수 있다니 얼마나 기쁩니까.”
부부는 밤낮을 거꾸로 산다. 오후 6시 오렌지카운티 한인교회(담임목사 신용규)로 나가 수프를 끓이고 도넛과 바나나를 챙긴다. 골목까지 다 돌면 시계는 자정에 가깝다.
하룻밤에 200달러로 노숙자를 먹이는 일에 사명을 갖고 산다. 이들 부부는 “저희가 한 건 아무 것도 없을 뿐, 저희가 오히려 더 배운다”며 “많은 한인들이 이들 노숙자를 돕는데 함께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락처 (714)514-9871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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