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힙합 서밋에 모인 ‘덤파운데드’ 등 한인 래퍼들이 랩 배틀을 펼치며 뛰어난 랩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조너선 박·브라이언 김씨 등
4·29폭동 직접 경험
인종화합 메시지 음악에담아
한·흑 커뮤니티 다리 역할
흑인들이 주류를 차지하는 랩 분야에서 한인 젊은이들이 두각을 보이면서 이들의 한인과 흑인 커뮤니티의 다리 역할을 해내고 있어 주류 언론의 각광을 받고 있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한인 래퍼들은 1992년 발생한 4.29폭동의 영향으로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랩을 바탕으로 점점 실력을 키워나가 LA에서 흑인 래퍼들과 공동으로 팀을 구성, 활동할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인 한인 래퍼들은 ‘덤파운데드’(DumbFounDead)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인 조너선 박(21)씨와 ‘오지퀀스’(Oddsequence)라는 예명의 브라이언 김(26)씨 등.
박씨는 LA에서 가장 유망한 래퍼 중 하나로 손꼽히며 흑인 래퍼들과 ‘목마른 물고기’(Thirsty Fish)를 결성, 마이스페이스 닷컴에서도 널리 소개됐고 흑인 사회에서 놀랄 만한 인기를 끌고 있다. 브라이언 김씨도 그룹 ‘옐로 벨리 배스티즈’(Yello Belly Bastids)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피터 유(26), 션 리(26) 등도 래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특히 이들은 1992년 발생한 최악의 폭동사태의 경험을 고스란히 안고 있어 정체성의 문제나 인종화합의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 타인종 사회에 전달하는 등 폭동의 직접적 피해자인 1세대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박씨는 “14세 때 처음 랩을 할 때 흑인들은 ‘이소룡’이나 ‘재키 챈’을 언급하며 낄낄대곤 했으나 이제는 재능을 인정받았고 그들에게로 다가갔다”면서 “흑인 사회와의 유대를 갖지 못했다면 아마도 나는 엠씨조차 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흑인폭동은 분명히 코리아타운에서 생산되는 ‘K-타운 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지금도 당시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4.29폭동은 백인 경관들에게 집단 폭행당한 흑인 로드니 킹이 무죄평결을 받으며 촉발됐지만 이보다 1년 전에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가 한인 식품상 업주가 쏜 총에 맞아 숨진 뒤 래퍼 아이스 큐브가 ‘블랙 코리아’(Black Korea)라는 노래로 흑인 사회의 울분을 표현했다.
결국 끔찍한 폭동을 경험한 이후 한인 부모들은 랩에 몸서리치며 자녀들에게 랩 음악을 멀리하도록 했지만 이제 세월은 흘러 한인 래퍼들이 랩 음악으로 흑인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리아타운의 한 교회에서 열린 래퍼들의 공연을 흑인 친구들과 지켜본 케이스 스미스(15)군은 “한인 래퍼들을 찾아왔다”며 “그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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