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폭동 후 흑인 지도자의 한국방문 사업을 벌여온 노인국(가운데) 장로. 마이클 엘리슨(왼쪽), 김태형 크랜셔 상의 부회장(오른쪽부터), 에디 존스 LA민권운동연합 회장과 함께 했다. <이승관 기자>
흑인지도자 매년 자비로 한국방문행사 노인국씨 선행‘화제’
14년간 100여명 분단 등 체험
4.29폭동 이후 지난 15년 동안 변함없이 LA지역의 흑인 종교지도자들을 한국으로 보내 한국을 알리고 한-흑 관계증진에 힘써온 칠순 한인에 감동한 흑인사회가 부시 대통령과 주정부에 표창을 공식 요청, 화제가 되고 있다.
폭동 당시 남가주교회협회 부회장이었던 노인국(73) 장로는 92년부터 매년 흑인 지도자 십여명의 여행경비를 자비로 마련해 한국 방문을 주선하는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노 장로는 “폭동을 겪으며 한인과 흑인이 서로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모르는 데서 갈등이 시작된다는 것을 느끼고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서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흑인 지도자들의 한국방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14년 동안 노 장로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 흑인 지도자만 백여 명에 이른다.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 LA지역 흑인 지도자들이 모여 한인사회에 책망이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히고 LA 총영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했었는데 이들이 모두 노 장로의 주선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흑인 지도자들이었다.
식료품을 운영하다 은퇴한 노 장로는 “매년 1만달러가 넘는 여행 경비를 마련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국을 다녀온 흑인 지도자 한명 한명이 한인사회에 마음을 열고 다가올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는 노 장로의 장성한 4자녀가 여행 경비를 보태고 있다.
지난 해 한국을 방문했던 마이클 엘리슨-루이스는 “12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한국의 비무장 지대를 방문했을 때 노 장로가 한국의 군인들과 함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분단과 차별이라는 각각의 역사적 아픔을 갖고 있는 한인과 흑인들은 고통을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LA 민권운동 연합 에디 존스 회장은 “올해는 폭동 15주년을 맞아 15명의 흑인 지도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노 장로가 시작한 선행을 한인 사회와 흑인 사회에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할 수 있도록 방문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연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